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LG 미니-LED TV 명칭, ‘QNED’로 깜짝 공개
삼성, ‘QNED’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동일 반발
양측 진흙탕싸움…지난해 6월 공정위 신고 취하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제품의 명칭인 ‘QNED’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당장 올해 출시하는 미니 LED TV의 명칭을 QNED TV로 정했고 삼성전자는 자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명칭으로 QNED를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QNED 상표권을 출원하고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11일 개막하는 CES에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온라인 기술설명회를 열고 미니 LED TV를 선공개하면서 그 명칭이 'QNED'라고 깜짝 발표했다.

LG전자는 QLED라는 명칭에 대해 퀀텀닷과 나노셀 기술을 합친 새로운 색상 표현 기술을 적용한 미니 LED TV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퀀텀닷과 나노셀의 앞 글자인 Q, N과 LED를 합성해서 만든 것이다.

미니 LED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TV 업체들이 제 각각 모델을 내놓고 있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LG전자가 자사 미니 LED TV를 ‘LG QNED’로 공개한 데 대해 삼성전자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이름을 LCD 기반 TV의 제품명으로 쓰는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를 자발광 소자로 쓰는 QNED를 개발하고 있다. QNED는 나노 무기물을 사용,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퀀텀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이번 작명이 삼성의 QLED TV에 대한 일종의 견제라고 본다. QNED는 삼성전자의 주력 TV 모델인 QLED와 철자 하나만 다르다.
(사진=LG전자) LG QNED TV
(사진=LG전자) LG QNED TV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명칭을 두고 마찰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에는 삼성 QLED TV 명칭과 8K 화질을 모두 저격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그해 9월 IFA에서 LG전자는 “삼성의 QLED TV는 표준규격상 8K가 아니다”라며 선전포고를 했고, 이어 국내에서 시연회를 열고 삼성 QLED 8K를 분해하며 해당 기술을 평가절하했다.

삼성전자는 처음에는 잠잠하다가 LG전자의 시연회와 같은 날 시연회를 열어 맞대응했다. 삼성은 "LG의 8K TV는 화면이 깨진 준비가 안된 TV"라면서 LG가 문제 삼는 규격은 화질 관련 척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같은달 LG전자는 "삼성 QLED TV는 마치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를 한다"며 2019년 9월 공정위에 신고했고 삼성전자 역시 LG전자가 근거없이 자사 제품을 비방한다며 맞신고하며 반발했다.

또한 LG전자는 삼성 QLED TV를 저격하는 내용의 광고 영상을, 삼성은 OLED TV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번인 현상을 저격하는 광고 영상을 각각 올리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지난해 6월 두 회사는 공정위 신고를 상호 취하했고, 광고 영상도 내렸다. 이후 몇 개월 간 잠잠하다가 이번 QNED 명칭을 두고 또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자사 제품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해당 명칭을 쓴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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