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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7(금)
31일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로비 모니터에 (故) 정 KCC 명예회장 빈소가 안내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31일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로비 모니터에 (故) 정 KCC 명예회장 빈소가 안내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저녁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다. 영(永)자 항렬의 현대가 창업 1세대 중 마지막으로 타계하며 현대가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막을 내렸다.

故 정상영 명예회장은 1936년 생으로 60여년을 경영일선에서 몸담았다.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현장을 지켜온 기업인이다.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맏형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뒷바라지를 마다하고 오롯이 스스로 자립하는 길을 택했다. 안으로 튼튼한 회사로 키우고, 밖으로는 산업보국을 실천한다는 창업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져 안정과 변화를 양 축으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확장을 이뤄왔다.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으며,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故 정상영 명예회장은 '산업보국' 정신으로 한국경제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하며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자였다. 또 건축, 산업자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엄청난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어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앞장서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힘을 보탰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에 대한 독자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도료기술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로써 한국은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실리콘 제조기술을 보유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고인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인재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 백억원을 기꺼이 쾌척하는 등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힘을 보탰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한편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는 31일 오전부터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고인의 조카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정 이사장은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함께 오전 10시께 빈소에 도착했다.

오후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빈소를 찾았다. 현대가 중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조카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다.

또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아산병원장 등이 빈소에 다녀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입장 제한에 따라 빈소에는 가족과 친지외에 일반 조문객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CC 관계자는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kinghe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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