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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목)
비욘드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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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에 제동을 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9일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조이기'를 주문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이번 주 중으로 제2금융권 내 주요 금융사 관계자들만 따로 불러 적극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연이어 소집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상호금융(신협·농협·수협·산림·새마을금고), 보험, 저축은행, 여전사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21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상반기 3조4000억원, 지난해 상반기 4조2000억원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특히 금융당국은 농협중앙회 등 상호금융의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호금융 가계대출이 9조4000억원이 증가했는데, 이 중 농협중앙회가 8조1600억원이 늘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당국은 지속적인 구두압박에도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보다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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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은 60%가 적용된다. 때문에 대출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비은행권으로 대출자들이 몰리는 등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제2금융권들이 이 기회를 틈타, 가계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위가 제2금융권의 DSR비율을 은행권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 7월까지 DSR규제가 유예된 카드론의 적용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 15일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현재 차등 운영중인 차주단위 DSR 규제와 관련해 규제차익을 이용한 비(非)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된다고 판단할 경우, 은행권·비은행권간 규제차익을 조기에 해소해 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제2금융권들을 불러 계속해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본 후에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규제 가능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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