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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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국내 부동산업계는 안팎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개발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투자와 자산운용업은 해외 상업용부동산 부실 위기가 불거지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호황기에 큰 수익을 주었던 수익 중심 비즈니스 모델이 하락기를 맞아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기업경영 패러다임으로 급부상중인 ESG와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부동산업계의 생존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의 ‘전환기 부동산업계의 과제’ 보고서에서다.

■ 호황기에 효과적, 위기에 취약

① 선분양 구조와 경쟁적 부동산 금융에 기대어 급격히 성장한 부동산 개발시장에서는 원가 상승과 분양 및 매각시장의 냉각으로 사업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② 상업용부동산 투자도 자산매입을 통한 초기 수익확보에 주력하느라 운영 노하우 구축에는 신경을 덜 쓰면서 해외 투자시장 냉각과 자산가격 하락의 충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③ 급격한 금리인상과 러-우 전쟁이 촉발한 현재의 시장 위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급격한 위기 국면에서 자본력이 취약한 다수 중소형 업체가 시장에 참여 중인 국내 부동산업계가 더욱 충격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또 다른 대응과제, ESG 경영과 디지털 전환

④ 최근 부동산업계에서는 환경(E) 부문을 중심으로 ESG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투자기관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그린빌딩(Green Building) 투자, 그린채권/대출(Green Bond/Debt) 취급 등 친환경 상품 취급에 적극적이다.

다만 국내 부동산업계의 ESG 전략은 도입 범위나 속도에 있어 미흡하다. 일례로, 글로벌 부동산기업들은 친환경 건물의 개발‧투자, 사회적 차별 철폐, 성비 균형 등 ESG 전 부문에 걸쳐 장기적 목표와 성과지표 아래 다양한 실행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반면 국내 부동산업계는 자본력이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아 ESG를 경영전략으로 채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내 부동산업계도 그린빌딩 인증이라는 단편적 프로그램을 넘어 부동산의 개발부터 관리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ESG의 각 요소를 어떻게 결합할지 보다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국내 부동산업의 지형을 크게 바꾸었다. 네이버 부동산 등 각종 정보 플랫폼의 등장으로 발품 전에 손품이 더욱 필요하졌고, 모르는 지역의 부동산 정보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최종 계약은 대면으로 하더라도, 투자의 시작은 플랫폼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객 인터페이스로써 부동산 플랫폼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부동산 상품도 점차 늘고 있다. 스마트홈, 스마트공장, 스마트물류, 무인점포 등 장소와 인력을 기술로 대체하는 흐름이 거세지는 한편, 토큰증권처럼 디지털이 부동산 상품의 외연을 넓히기도 하였다.

보고서는 “부동산 업계를 위축시킬 수도, 확장할 수도 있는 디지털화의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먼저 기회를 포착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과 상품의 특징은 임계점(tipping point)을 넘어가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업계 표준으로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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