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7(토)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반발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서 제출이 시작되면서다. 이에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사진은 정부의 의대 정원 배분에 반발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서 제출이 시작되면서다. 이에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사진은 정부의 의대 정원 배분에 반발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전국 의대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서 제출이 시작되면서다. 이에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대통령실이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에 대해 ‘유연 처리를 모색하라’고 지시하면서 대화장 마련이라는 초석이 놓였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전공의들과 교수들의 반감이 거센 상황이라 실질적인 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공존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에서 이날 소속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의대 교수들도 조만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할 예정이거나,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교수들의 뜻을 모은 상태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의 경우 이 병원에서 근무 중인 순천향대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이 이미 교수협의회에 사직서를 낸 상태로 전해졌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후 병원 인사팀에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사직서 제출 숫자는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아침 안암병원 메디힐홀·구로병원 새롬교육관·안산병원 로제타홀에서 각각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연 뒤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총회에는 다수의 고대 의대 학생들도 참관했으며, 이들은 정부를 향한 요구사항을 함께 제창하기도 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에서도 교수 정원이 10명인 필수의료과목에서 8명이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했다.

가톨릭대의대 교수들은 오는 26일 회의를 열어 사직서 제출 일정 등을 논의하며. 서울대 의대 교수들도 이와 관련해 저녁에 회의를 개최한다.

정부가 전날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을 늦추고 의사들과 대화에 나설 방침을 밝혔지만,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서 제출을 시작한 것은 ‘2000명 증원 백지화’를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의교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한동훈 위원장과의 만남과 상관 없이 교수들의 사직과 진료시간 축소를 이날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의대 정원 증원 입장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2000명 증원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면서도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정원 확대를 기반으로 의료개혁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 사직이 현실화되자 환자 및 보호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2차 병원에서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가야하는데 의사 공백으로 제때 수술 받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는 의견과 전공의가 없어 병원 예약이 안된다는 글들이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오고 있다.

jhyk777@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