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21(화)
신촌연세병원 외과 오세휘 과장
신촌연세병원 외과 오세휘 과장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맹장염은 갑작스러운 복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충수라는 작은 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충수는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부위인 맹장 아랫부분에 붙어있는 작고 긴 관 모양의 조직으로 이 부분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흔히 맹장염으로 부르지만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급성 충수염’이다.

급성 충수염이 발생하는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어떤 원인에서든지 충수 내부가 막히면서 시작된다. 폐쇄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충수돌기 주위의 임파 조직이 과다 증식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다음으로는 딱딱한 변이 충수돌기로 흘러들어가 입구를 막는 경우다. 또한 이물질이나 염증성 협착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충수염의 주요 증상은 심한 복통이다. 이 외에도 식욕 감소, 오심, 구토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처음에 복통은 상복부에서 시작되지만 점차적으로 우측 하복부로 집중되어 나타나며 충수가 위치한 부분을 눌렀을 때 통증(압통)이 느껴지며 발열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인 복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되는 경향이 있지만 충수염의 경우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평소와 다른 복통을 경험하거나 배꼽에서 오른쪽 골반 사이를 눌렀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신속하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급성 충수염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주의 깊은 진찰과 함께 혈액 검사 또는 복부 초음파, CT 등을 포함한 정밀한 검사가 요구되기도 한다.

충수염은 방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 수술로 인한 합병증보다 훨씬 위험하므로 적극적 처치가 권장된다. 충수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져 충수가 터지면서 복막염, 복강 내 농양, 장폐색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발전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대부분의 충수염 치료는 복강경을 이용한 충수돌기 절제술로 진행된다. 복강경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과 출혈이 적고 흉터를 최소화해 회복 기간이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급성 충수염은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는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지체 없이 수술을 하는 것이 수술 후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신촌연세병원 외과 오세휘 과장은 “충수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초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예후가 좋으므로 초기 증상을 꼼꼼하게 파악하여 즉시 의료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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