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4(화)

대국민 사과 이후 중국 출장…‘뉴삼성’ 첫 행보
다음주께 삼성물산 합병 관련 검찰소환 예정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미국 해법 모색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3일 중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인의 첫 중국 방문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에서 ‘뉴삼성’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이후 첫 해외방문이자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시점에서의 중국행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주께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소환에 응할 예정이다.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면 이 부회장은 경영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맞춘 미국 투자 확대 등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설·증설은 고용창출 등 미국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노리는 입장에서 삼성전자에는 압박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뿐아니라 대만의 TSMC와 인텔 등 일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내 반도체 공장 신설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공장을 두고 있어, 이곳에 미국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대하도록 돕는 방안에 미국 정부도 관심이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에 오스틴 사업장 인근까지 확보했고, 현재 2개인 오스틴 사업장 내 공장을 추가로 총 5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조만간 미국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을 직접 점검할 가능성도 예상된다.이 부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 및 지난해 일본의 경제 보복 상황에서 일본을 찾아 현지 재계 인맥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등 삼성의 위기 상황에선 항상 직접 자신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오스틴 사업장을 찾게 된다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의 첫 일정이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일 정도로 이들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이던 1996년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준 인연이 지속되고 있다. 그는 1998년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삼성 반도체 오스틴 공장의 성공적인 운영이 텍사스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다음 행보는 미국 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부시 전 대통령뿐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 오너가이지만 글로벌 IT기업 전문CEO 못지 않게 실리콘밸리 인맥이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민간 외교관'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한·중 기업인 '신속 통로'를 통해 14일의 의무 격리 없이 20일부터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외부활동도 가능하다. 정부 관리 지침에 따라 14일 동안 휴대전화 코로나19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매일 발열, 기침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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