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6.28(화)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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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원 무기화가 가속되고 있다. 사진은 우크라인 긴급구호연대 주최로 4월17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러시아 규탄 및 전쟁 중단 촉구 집회 참가자가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이념에 내편과 네편이 있다. 냉전, 서방세계, 철의 장막, 죽의 장막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래도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는 내편 네편 가르기가 조금 느슨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내편이 아니면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블록화 경제다. 이런 경제블록에 속하면 그나마 다행. 자원이 무기가 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사면초가다.

◆ 맥도날드, 러 철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혜영 연구위원의 ‘블록화 경제가 불러온 ‘자원무기화’, 한국의 대응은?‘ 보고서에 따르면, 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 1월 모스크바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다.

개장 첫날부터 미국 자본주의 상징인 맥도날드 햄버거를 맛보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이는 냉전시대의 종식과 세계화를 예고하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 후 32년이 지난 2022년 5월 맥도날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정세 변화로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안 연구위원은 “표면적인 철수 배경은 러시아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EU 등 서방진영과 중국·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 간의 대립이 고조되는 게 직접적인 철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사라진 세계화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던 세계화(Globalization)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형성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점차 약화됐다.

세계 각국은 세계화에 기반한 가장 효율적인 공급 대신 가장 안전한 공급망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EU 및 아시아태평양 자유 진영의 동맹국과 복합적, 다층적 협력 강화를 위해 신뢰가치사슬(Trusted Value Chain),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 구축에 집중하면서 ‘보호주의의 진영화(Blocization of protectionism)’를 본격화 했다.

이런 가운데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유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간 진영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례없던 안보위기를 느낀 EU는 결집했고, 미국과 함께 ‘반(反)러시아 연대’를 구축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도 서방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강한 견제와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과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진영과 이에 맞서는 중국·러시아 두 축을 중심으로 ‘경제 블록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 광물, 식량 등이 상대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이 되는 ‘자원의 무기화’가 확산 중이다.

◆ 동서에 갇힌 한국

한국은 좁은 영토와 자원 부족에도 세계화 흐름에 몸을 태웠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수출 의존형 한국 경제는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2022년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4.1%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안 연구위원은 “자원 민족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있어 주요 에너지,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 및 수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곡물 등 주요 식량 자원 자급률 또한 매우 낮아 식량 공급 및 가격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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