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4(화)
[유튜브 채널 '롯데웰푸드' 캡처]
[유튜브 채널 '롯데웰푸드' 캡처]
[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후후 불어 풍선을 불 수 있는 '풍선껌',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 그리 예쁜가요~ '아카시아 껌', 좋은 사람 만나면 나눠주고 싶은 '쥬시후레쉬·후레쉬민트·스피아민트', 씹으면 건강해질 것만 같은 '인삼껌'과 '은단껌', 장미향이 향기롭던 '이브껌'

껌이 간식 시장을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스낵과 젤리, 사탕, 과즙음료 등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가난했던 시절, 껌처럼 가성비 좋게 오래 즐길 수 있는 음식은 따로 없었다. 심지어 씹다가 벽에 붙여놓고는 다음날 다시 씹기도 했다는 기성세대의 증언도 있지 않은가.

아이들은 풍선껌을 불어댔고, 아저씨들은 은단껌을 씹었다. 젊은이들은 식사를 마친 후 입가심을 위해 향기 나는 껌을 씹었다.

껌 포장지의 접착 부분을 살짝 떼어내면 세 잎 클로버와 네잎클로버가 숨어있어 그날의 행운을 점치기도 했고, 껌 크기의 만화책이 들어있는 제품과 낱개 포장에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판박이를 감싸두기도 했다.

서정적인 예쁜 노랫말과 멜로디의 껌 CF송을 전 국민이 즐겨 부르던, 껌이야 말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껌 소비량이 2000년대 들어 점차 줄기 시작했다.

껌 소비 감소 이유에 대한 가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커피의 대중화로 인해 그간 식사 후 입가심으로 씹어왔던 껌 대신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며 소비가 줄었다는 내용이나, 과거 현금거래가 대부분이었던 시절 잔돈 대신 한 개씩 껌을 집어 들었던 습관이 카드 사용 증가로 사라졌다는 설이 있다.

속설로는 껌을 씹으면 사각턱이 된다는 속설로 인해 여성의 껌 소비가 줄었다는 설과, 껌 씹는 소리가 다소 불량하게 들려 점차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돈다.

그나마 그럴싸해 보이는 가설로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껌을 씹던 행위가 게임을 하거나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위로 대치됐다는 설과, 이제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껌에 비해 다양한 맛과 모양의 젤리가 주목받게 됐다는 설이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2000년대 이후로 점차 줄기 시작한 껌의 소비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락세에 불을 붙였다.

국내 껌 점유율의 80%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웰푸드의 2020년 2분기 껌 매출은 370억 원으로 2019년 동기 450억 원보다 17.77% 감소했다.

당시 롯데웰푸드는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껌 시장이 주춤한 틈을 타 젤리는 다양한 맛과 색상, 모양으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오래 씹으면 단물이 빠지는 껌에 비해 젤리의 강렬한 신맛과 단맛은 크고 강하게 치고 빠진다. 오래 씹을 수 있다는 껌의 장점은 가공식품의 발달로 부드러운 음식을 즐기느라 약해진 현대인들의 저작 활동과 맞물려 턱관절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특히 유튜브나 숏츠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은 화면에 비추는 비주얼을 강조하기 위해 화려한 빛깔의 젤리나 다양한 모양의 사탕 등을 노출했고, 소비자들은 매일 새롭게 소개되는 젤리를 모방 소비했다.

껌이 주춤한 사이 젤리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듯 보였지만, 코로나19 엔데믹 후 껌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껌 카테고리는 22년 대비 25%가 넘는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껌 3총사를 포함한 대형 껌 카테고리는 65% 이상 성장했고, 젊은 세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풍선껌 ‘왓따’의 경우 같은 기간 약 40% 성장했다.

특히 나들이 및 야외 활동을 위한 장거리 운전에 유용한 ‘졸음번쩍껌’은 60%가량의 매출 증가율로 큰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코로나19 엔데믹 후 다시 살아나고 있는 껌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껌 마케팅을 전개하는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다수의 풍선껌 불기 능력자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풍선껌 크게 불기 챔피언십’을 8년 만에 재개해 관객 및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한, 국민껌으로 불리는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쥬시후레쉬 등의 패키지에 롯데껌의 헤리티지를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부활 레트로껌 프로젝트’도 최근 시작했다.

롯데웰푸드 유튜브 채널 '부리부리 주전부리' 코너에서는 인사동을 찾아 외국인들에게 졸음번쩍껌을 소개하며 춘곤증을 이기는 K-껌을 알리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관계자는 “최근 부활하고 있는 껌 시장을 위해 레트로 콘셉트부터 폭넓은 팬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컬래버까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며 “향후 다양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선껌 크게 불기 챔피언십’ 우승자 및 시상자 단체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풍선껌 크게 불기 챔피언십’ 우승자 및 시상자 단체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aha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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