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국제수요 회복 안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말 "국내 유통이 지배적 역할을 하는 새로운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앞으로는 완전한 내수체제 구축을 가속화하는데 있어 내수가 출발점이자 거점이 되어야 하며 과학기술 등 분야의 혁신을 크게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이끈, 1990년대 채택한 '위대한 국제순환' 전략을 포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베이징의 경제학자 후싱더우는 이에 대해 "미국 및 서방 세계와의 디커플링 등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일종의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후싱더우는 중국이 역경에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시장 개혁을 되돌려서는 안 되며 중앙정부가 모든 경제적 결정을 내리는 폐쇄적 경제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 대신 중국은 현재의 세계 체제와 다른 경제 모델을 구축할 의사가 없음을 전 세계에 확신시키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후싱더우는 말했다.
중국은 많은 부품들을 수입한 뒤 이를 완제품으로 조립해 재수출하는 기존의 수출지향 전략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의 제조업 연결고리로 자리매김했다.
이 시스템은 중국이 이른바 세계의 공장이 되도록 도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빛을 잃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과의 무역 및 기술 경쟁,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세계 경제의 분열과 맞물려 중국 정부는 미래에 자급자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 주석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경제의 깊은 불황과 국제 무역 및 투자 차질, '광란적인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세계에서의 악재에 직면해 있다. 그는 "이제 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기술과 시장에서 더 자립할 것을 촉구했으며 특히 디지털 경제, 스마트 제조, 보건 및 생명 과학, 신소재 등을 중국이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부문으로 지목했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영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전략적 변화는 앞으로 2∼3년 안에 외부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문제는 경제 변혁을 어떻게 이끄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