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5(수)
미국 제재 못이긴 화웨이…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매각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미국의 무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룽야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출하량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독주가 예상되며 화웨이, 샤오미, 애플, 오보, 비보 등이 2위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17일 중국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아너 부문을 분할해 선전시 즈신신정보기술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는 선전시가 100% 지분을 가진 국영기업인 선전시스마트도시과학기술 발전그룹이 포함됐다.

지난 9월 27일 설립된 즈신신정보기술은 현재 선전시스마트도시과학기술 발전그룹이 98.6%, 선전시 국유자본관리위원회 산하 사모펀드가 1.4%지분을 각각 보유중으로 아직 선전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화웨이 측이 즈신신정보기술이 30여곳의 아너 판매상들의 발기로 설립된 신설 회사라고 설명한 것과 같이 향후 30여개 판매상들이 투자를 통해 지분 참여를 하겠지만 이 회사는 설립 단계부터 선전시 정부가 주도한 국영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 화웨이의 아너 매각 절차를 돕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아너 브랜드를 매각하게 된 것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돼 계속 강화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등 통신 장비에서 스마트폰 등 소비자 가전에 이르는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에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시작된 '반도체 제재'로 화웨이는 정상적인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의 제재에 대처하고자 화웨이는 대량 부품 비축을 해 놓았지만 미국의 제재가 언제 완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근본적 대처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화웨이의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아너 제품 비중이 약 25%로 작지 않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아너를 매각하고 나면 화웨이는 더는 삼성과 세계 출하량 기준 1위 경쟁을 하기 어렵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의 제재 탓에 화웨이가 첨단 고가 제품과 기업 대상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전했다.

시장 정보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업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22%와 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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