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6.28(화)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과학의 발달로 최근 수년간 로봇공학 수준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 학습능력을 갖춘 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의 나노로봇을 활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에는 사람의 것과 같은 피부를 입힌 로봇까지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중금속 없애고 난치병도 치료…나노로봇의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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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의 중금속을 포집하는 나노로봇 [프라하대학교]
체코 프라하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올해 3월 자력과 온도차이를 응용한 나노로봇으로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TM 나노로봇’은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200㎚의 초소형이다. 로봇의 몸체는 플루로닉 트리블록 공중합체(PTBC)를 유인제로 만들어졌다. 열과 자력에 반응하는 성질을 이용, 이 로봇은 일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물속 중금속을 몸체에 응집한다.

이 로봇은 복잡한 회로나 반도체가 필요없다. 온도에 따른 PTBC의 반응을 활용한 게 전부다. 찬물에 넣으면 로봇은 중금속에 결합하고, 물이 따뜻해지면 결합이 느슨해져 중금속을 풀어놓는다.

산화철을 활용하면 자력으로 원격 조종이 가능한 점도 이 로봇의 장점이다. 물속 중금속을 제거하는 과정도 간단하다. 차가운 오염수에 나노로봇을 대량으로 넣으면 로봇은 낮은 온도에 반응해 중금속을 끌어 모은다. 이후 자석으로 나노로봇을 한 곳에 결집시키고 물을 데워 중금속을 일순간에 내려놓게 만들면 끝이다.

연구팀이 실제 오염수를 통해 실험한 결과 나노로봇은 비소 등이 섞인 수조 속 중금속을 최대 65% 제거했다. 이 로봇은 향후 추가 정비를 거쳐 호수나 바닷물 정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초정밀도를 요구하는 나노기술로 탄생한 나노로봇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다. 나노로봇이 사람 몸을 돌며 백신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치료법은 이미 실전에서 사용 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미 2005년 우주 미션에 활용할 나노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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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전 위에 게 로봇 [노스웨스턴대학교]
지난 6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사람 몸에 머물며 약물을 옮기는 질병 치료 목적의 게 로봇을 공개했다. 0.5㎜ 크기로 작은 이 로봇은 나노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소형화를 거쳐 질병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로봇은 무동력에 원격조작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비결은 형상기억합금의 탄성. 열을 가하면 기억된 형상으로 돌아가고 식히면 변형되는 성질 덕에 전력 없이 움직일 수 있다.

현재는 게 모양을 했지만 형상기억합금의 특성상 향후 어떤 모양으로도 변형이 가능하다. 혈관을 타고 돌아야할 경우 지렁이 모양으로 바꾸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 로봇이 무동력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막힌 동맥을 청소하거나 암과 내출혈 치료, 나아가 환자에 부담이 덜한 외과수술까지 도울 것으로 기대했다.

■배양한 사람 피부 입은 로봇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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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교가 개발한 사람 피부 배양 스킨. 로봇 손가락에 씌워 내구성과 복원성 등을 확인했다. [도쿄대학교]
최근의 로봇공학은 기계 손가락을 사람과 똑같은 피부로 덮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지난 6월, 일본 도쿄대학교는 사람의 세포를 배양한 진짜 피부로 감싼 로봇 손가락을 공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손가락은 사람들 사이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휴머노이드를 지향한다. 지금까지 실리콘 등으로 감쌌던 로봇들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게 도쿄대 연구팀 주장이다. 진피세포를 섞은 콜라겐 용액에 로봇 손가락을 넣고 배양한 결과물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적당한 탄성이 유지됐고 물이나 땀 등을 막아내는 실제 피부 성질을 그대로 닮았다. 심지어 상처가 났을 때 콜라겐 반창고를 붙이면 사람 피부처럼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이 로봇 피부는 콜라겐 용액과 결합이 핵심이다. 로봇 손가락을 고정하고 진피세포를 섞은 콜라겐 용액에 담그면 진피 조직들은 콜라겐 용액에서 배양되는 과정에서 로봇 손가락에 들러붙는다. 고정 장치를 천천히 돌리면서 표피세포를 로봇 손가락에 균일하게 붙도록 하면 끝이다.

연구팀은 배양 피부를 활용하면 향후 로봇들이 영화에 등장한 사람 같은 휴머노이드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직 진짜 조직에 비해 상당히 약하고 배양액에서 빼내면 자연 손상되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보완하면 실제 사람 같은 로봇 완성도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사람처럼 아픔 느끼는 전자스킨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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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학습한 전자스킨으로 씌운 로봇은 사람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뒤로 움츠러든다. [글래스고대학교]
로봇과 인공지능(AI)의 만남은 무한한 학습능력을 부여했다. 최근에는 이를 이용, 아픔을 느끼는 인공 피부가 등장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낸 논문에서 인간처럼 촉각과 통각을 느끼는 전자스킨(e-ski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도쿄대 연구팀처럼 진짜 사람 같은 휴머노이드를 추구하는 이 학교 연구팀은 통증이 예상되면 몸을 움츠리는 로봇 동작까지 구현했다.

전자스킨의 핵심은 센서다. 인간 말초신경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된 이 센서는 접촉에 의한 자극을 전부 처리하지 않고 사람 뇌처럼 정말 중요한 정보만 받아들인다.

센서를 사람 말초신경처럼 설계하면 컴퓨터가 중요한 정보만 선택할 것으로 본 연구팀 예상은 적중했다. 그 결과물이 168개 시냅스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그리드다. 이 트랜지스터는 로봇 통각 구현에 자주 이용되는 산화아연 나노와이어를 채택해 부드러운 표면에도 배치 가능하다.

인간 말초신경처럼 필요한 계산만 하는 센서 덕에 전자스킨은 접촉 반응 처리가 상상을 초월한다. 연구팀은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대규모 신경 형태학적 전자스킨을 만들면 사람 크기의 로봇의 몸 전체에 통각을 심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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