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의 이익은 채무자가 약정한 만기까지 상환을 미룰 수 있는 권리다. 기업여신거래 약정에서는 자금의 사용 목적과 대출금 관리 의무를 정하는데, 이를 위반하면 금융기관이 기한의 이익 상실을 주장할 수 있다. 특히 운전자금이나 시설자금으로 받은 대출을 약정과 달리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면 용도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다만 모든 차환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상환 의무는 개별 약정과 위반 내용, 통지 절차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점검할 때 활용하는 지표가 이자보상배율이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낮으면 영업이익만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진 기업을 통상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한국은행이 2025년 9월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17.1%였다. 전년도 한계기업 중 정상 상태로 회복한 기업의 비중은 12.8%에 그쳤다. 한번 한계기업에 진입하면 자력으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이자보상배율 하나로 기업의 상황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일시적인 투자나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더라도 현금성 자산과 안정적인 수주를 확보했다면 상환 여력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지표상 문제가 없어 보여도 신규 차입으로 기존 원리금을 메우고 있다면 이미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법무법인 스탠다드는 차입금으로 기존 원리금을 반복해서 상환하는 기업이라면 이자보상배율과 함께 향후 현금 유입 및 채무 만기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3개년 손익계산서에서 수익성 변화를 확인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 갚아야 할 원리금과 예상 현금 유입을 비교하면 자금 부족 시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시점을 언제 확인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쓸 수 있는 수단도 달라진다.
자금 부족이 예상되더라도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면, 신규 차입에 앞서 불필요한 비용과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금융기관과 상환조건 변경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 만일 정상적인 영업만으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선다면 채무조정이나 기업회생도 검토 대상이다. 회생절차는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된 뒤뿐 아니라 그럴 우려가 있는 단계에서도 신청할 수 있고, 영업 기반과 자산이 남아 있을 때 시작할수록 회생계획을 세울 여지도 넓어진다. 대출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보다 만기까지 기한의 이익을 유지하면서 상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을 언제 내리는지가 기업의 향후 선택을 좌우한다.
- 법무법인스탠다드 사공연정 변호사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