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12월 31일까지 일민미술관 1, 2, 3전시실 및 프로젝트 룸

〈엘르 데코〉는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과 기획자, 주거 공간을 소재로 다양한 미적 실험을 전개해 온 예술가들을 리빙룸의 연출자로서 초대한다. 작품 중 일부는 한국 전통 공예의 기법을 차용하거나 전통 양식을 반영하지만 이들의 작업은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다. 의미와 기능을 상실한 물건에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덧씌우기도 하고, 무용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주장하기도 하며, 때로는 디자인 상품의 경제적 목적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 정체성과 쓰임새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취향만큼 그 형태도 소재도 제 각각이다. 또한 그 표현 방식은 모두 새롭고 흥미롭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디자인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리빙룸’이라는 현대인의 생활 공간과 생활 디자인이 우리의 삶과 관계 맺는 방식을 고찰함으로써 ‘주거(住居)’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만남의 장소’로 한국의 집 대다수가 거실 중심형 단위 계획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해, 전통적 마당과 현대적 거실의 기능 및 형태를 통합한다. 두 번째는 아케이드 형태의 미로로 이어진 ‘장식과 양식’의 공간이다. 세 번째는 거실을 통해 사람과 사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는 ‘오늘의 풍경’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엘르 데코〉와 협력 큐레이터는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집이라는 개인의 작은 세계가 그저 부동산으로 여겨지고 유행에 따라 공간과 가구 디자인이 빠르게 바뀌는데 아쉬움을 느꼈다. 이번 전시가 집과 사람 그리고 사물이 맺는 관계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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