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대는 이보다 앞서 스탠포드대와 프린스턴대가 비슷한 행동을 취한 것에 뒤따라 이를 발표했다. 이 대학들도 부유한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대한 사회적 눈총과 정부의 정밀 감사 의도가 밝혀진 가운데 연방 지원금 수백만 달러씩을 거절 또는 반환하기로 했다.
하버드대 당국은 이 대학 역시 코로나19의 대확산 때문에 "재정적으로 심대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정치가들의 집중적인 시선"으로 인해 의회가 결정한 코로나지원 프로그램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 그 돈을 거절한다고 발표했다.
대학측은 성명을 발표 " 이런 종류의 자금 지원 할당은 교육부의 소관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매사추세츠의 각 대학이 지금같은 어려운 위기시에 학생들의 요구와 지역 사회의 곤경을 위해 분투하고 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의회는 총 2조 2000억 달러의 코로나 긴급지원계획의 일부로 전국의 대학교에 약 140억달러의 지원금을 주도록 결정했다. 각 대학이 받는 금액은 대학의 크기와 각 대학에 있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의 수에 따라서 다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하버드 대학교는 연방지원금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이유는 엄청난 지원금과 풍부한 재정 비축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부 동창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연이어 지원금 수령을 비난하면서 하버드대는 거의 400억달러의 기부금을 받고 있어 정부지원금이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도 22일 성명을 발표, "다른 부유한 대학들도 연방지원금을 사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유한 대학들은 애초에 저소득층 학생들을 받거나 지원하는 일도 없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을 추가로 받을 필요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에 책정된 교육지원금은 원래 코로나19 사태로 재정 형편이 어려워진 대학들이나 직접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만약 대학이 이 지원금을 받게되면, 그 절반은 직접 학생들에게 주어야 한다.
하버드 대는 22일 연방지원금 전액을 약속대로 학생들에 대한 지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받지 않는쪽으로 결정했다.
기부금을 거의 280억 달러나 비축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은 이미 20일 교육부에 연방지원금 740만 달러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고 그 돈을 코로나19로 인해 존폐 위기에 있는 더 작은 칼리지들에 주라며 사양했다. 이 대학은 자체 기금만으로도 학생들에 대한 지원금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학도 240만 달러의 연방지원금을 거절했지만 이번 교육부 발표 때문이 아니다. 이 대학은 교육부가 어렸을 때에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 자녀에 대한 장학금을 주지 말라는 새 지침을 발표했을 때부터 이는 프린스턴 대학의 가치와 이념에 상반된다며 자체 장학금을 부여해왔다. 프린스턴대학이 받고 있는 일반 기부금은 260억 달러에 이른다.
하버드 대학이 다른 대학에 비해 특별히 더 많은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은 전국의 대학은 300여곳에 달한다.
아이비리그 학교들 중에서도 코넬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은 각각 1280만 달러 정도로 더 많은 지원을 받았고 스탠퍼드 대학은 730만 달러, 예일 대학은 68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이 6350만 달러로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현재 하버드 대학이 받은 기부금은 409억 달러(약 50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2200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한 상황에서 막대한 기부금을 받는 대학이 납세자들의 돈을 받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