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9500명 감축 후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

트럼프 대통령이 항간에 떠돌던 주독 미군 감축설을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AP통신, NBC뉴스, 더힐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가 방위비 지출을 증액할 때까지 "독일 주둔 미군 수를 2만5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주둔 미군 수는 약 3만4500명으로,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주독미군 9500명을 감축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주독 미 대사관 등은 해당 기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확인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독일을 보호하고 있는데 독일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독일은 수년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수십억달러를 빚지고 있다. 그들은 돈을 갚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돈을 지불할 때까지 우리는 우리 군사 수를 절반 가량 줄일 것(Until they pay,we’re removing a number of our soldiers, by about half)"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 수를) 2만5000명으로 줄이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When we get down to 25,000 we'll see where we're going)"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독일 주둔 미군)은 급여를 잘 받는 군인들이다. 독일에 살면서 많은 돈을 쓴다. (미군)기지 주변의 모든 곳들이 매우 번창해 있다. 독일은 (이득을)취하면서, 무역 문제에 있어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유럽연합(EU)과 무역에 관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지금 나는 그들이 타결하기를 원하는 협상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에 대해, 나토(문제)에 대해 상처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비판해온 러시아와 독일간 노드 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왜 독일은 에너지 때문에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내고 있는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독일을 러시아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집행하도록 돼있다. 독일이 이 기준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독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독일의 방위비는 GDP 대비 1.39%다. 메르켈 총리는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GDP 대비 1.5%로 증액하고, 2030년대 초까지 2% 수준을 맞추겠다고 약속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