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쟁도 가열
전 세계 개발 중인 백신만 160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로제네카(AstraZeneca),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와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앤테크(BioNTech), 중국 백신업체 칸시노 바이올로직스(CanSino Biologics)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안전한 면역 반응 유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3곳은 전 세계가 뛰어든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선두 그룹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체 실험을 시작한 20개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은 160개에 달한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1단계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에 맞서 신체를 방어할 수 있는 면역반응이 나왔다고 20일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했다. 접종자 상당수가 피로와 두통 등 부작용을 호소했지만 경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연구에 참여 중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BBC에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 항체와 T세포(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백혈구)가 모두 나타났다"며 "매우 조짐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을 막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노인 등을 포함한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WHO 수석 과학자가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로 지목했던 이 백신을 예정대로 오는 9월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전했다. 옥스퍼드대는 아스트로제네카와 함께 백신을 개발 중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도 독일에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초기 임상시험을 한 결과, 높은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들은 앞서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일부 피실험자들은 유사 독감 증상(flulike symptoms)과 피부 괴사 등을 야기하는 '주사 부위 반응(injection-site reactions)' 등 부작용을 호소했다.
칸시노바이올로직스 역시 베이징(北京)생명공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자원자 500명에게 접종한 결과, 대다수의 사람에게 높은 수준의 면역 반응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20일 랜싯에 게재했다. 일부 접종자들이 발열과 피로, 주사 부위 통증 등을 호소했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라고도 했다.
코로나19 백신의 2상 임상시험(phase 2 study) 결과가 '동료 평가 학술저널(peer-reviewed journal)'에 게재된 것은 칸시노바이오로직스 사례가 처음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다만 이 백신이 면역 물질 전달 매개체로 활용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는 사람은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WSJ는 이들 후보군이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기 보호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결과는 이르면 몇달 후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현재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에서 수천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미국에서 3만명에게 임상시험을 한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도 이달말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칸시오바이오로직스도 가능한 빨리 대규모 임상시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시노백(Sinovac) 역시 개발중인 코로나 10 백신 3차 임상을 20일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작한다. 이 임상에는 무려 9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백은 임상시험과 병행해 코로나19 백신 생산시설에도 착수해 연말까지 최대 1억명분의 백신을 제조해 공급할 방침이다.
또다른 중국 제약사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