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외국인 배우자가 무단으로 가출해 본국으로 돌아가 버렸거나,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면 상황은 더욱 꼬인다. 상대방의 해외 주소지로 이혼 소송 서류를 보내는 '국제송달' 절차에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모되기 일쑤다. 결국 국제이혼의 성패는 국내 부부들처럼 성격 차이나 위자료 액수를 다투기 전에, 이 지난한 소송 절차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제결혼이혼이 국내 이혼과 결정적으로 다른 두 번째 지점은 국외 자산의 추적과 자녀의 양육권 분쟁이다. 오랜 기간 혼인 생활을 유지하며 상대방 국가에 아파트나 토지 등 부동산을 취득했거나 상대방의 친인척 명의로 자산을 빼돌려 두었다면 국내 금융조회 시스템으로는 이를 찾아낼 방법이 없다. 해외 자산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국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지 못하면 눈앞에서 수억 원의 자산을 놓치는 피해를 보게 된다.
더욱 치명적인 문제는 자녀의 양육권이다. 외국인 배우자가 이혼 소송 중 혹은 소송 직전에 아이를 데리고 본국으로 출국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이 적용되는 국가라면 그나마 아동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라면 합법적으로 아이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오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를 빼앗긴 채 한국 법원에서 양육권 승소 판결문을 받아 보았자 해외에서는 집행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시 양육자 지정이나 사전처분 등을 통해 초기부터 자녀의 출국을 법적으로 묶어두는 선제 조치가 필수적이다.
국제결혼이혼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한국 법원에서 이겼으니 다 끝났다"고 안심하는 것이다. 한국 법원의 판결이 상대방 국가에서도 그대로 인정되고 실현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는 소송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판결 이후 해외에 있는 상대방의 재산에 실제로 집행이 가능한 형태로 조문을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지 부동산 자체를 분할하라는 판결보다는, 국내 재산을 단독 소유로 돌리거나 명확한 현금 지급 방식으로 판결을 유도해야 해외 집행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송개동 대표변호사는 “국제결혼이혼은 단순히 부부의 헤어짐이 아니라 두 나라 사법권의 충돌이다. 상대방이 외국인이라는 특수성을 간과한 채 국내 이혼 사건 다루듯 접근했다가 서류 송달에만 세월을 보내거나 해외에 숨겨진 부동산을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사건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국제사법의 쟁점을 정확히 짚어내야 한다. 해외 자산에 대한 정밀한 가치 평가, 상대방 국가의 집행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 아동 탈취를 막기 위한 신속한 사전처분까지 삼박자가 맞물려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bp_kmh@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