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현대건축은 르 코르뷔지에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현대 건축의 새로운 기준을 만든 대가입니다. 그런 위대한 건축가가 웬 의자 디자인이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당시로선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20세기 초 시대를 앞서 갔던 건축가들이 의자를 디자인하는 건 흔한 일이었습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 같은 건축가도 의자를 디자인했고 독일 바우하우스 교장을 지낸 발터 그로피우스도 자기 집무실 의자를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공간에서 의자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기능적 차원을 뛰어넘습니다. 의자는 사회적 지위, 권력, 자부심, 아이덴터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언어에도 그런 흔적이 남아 있는데 ‘체어맨(Chairman)’이 바로 그것입니다. 권력의 속성도 아주 강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지위가 달라지면 제일 먼저 바뀌는 게 의자입니다. 주위를 한번 살펴보세요. 돈과 권력이 생기면 의자부터 바꿉니다. 요즘은 자동차부터 바꾸는 사람도 있긴 있습니다만.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부각되면서 의자는 휴식과 성찰의 상징이 됩니다. 꼿꼿이 세워졌던 등받이는 편안하게 뒤로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발 받침대를 두고 편안하게 눕는 자세까지 가능한 의자도 있습니다. 이것도 의자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끝판왕’ 안마의자까지.
일찌감치 20세기 문화를 이끌어 온 ‘그랑 콩포르’는 현재까지도 인체의 비례를 고려한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의자로 평가받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내가 생각하는 의자는 ‘휴식’이며 ‘위로’입니다. 나도 돈을 좀 벌면 제일 먼저 비싸고 우아한 의자를 사고 싶습니다. 돈 좀 아끼겠다고 싸구려, 짝퉁 의자를 샀다가 후회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