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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왜 유독 인간만 오른손잡이가 많은가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8-06 07:45

유튜브 캡쳐
유튜브 캡쳐
전 세계 인구의 약 90%는 오른손잡이입니다. 인종과 문화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무시해도 좋을 만큼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오른쪽으로 쏠리는 건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입니다.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유인원도 개체마다 즐겨 쓰는 손이 있지만 종 전체로 보면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의 비율은 반반입니다.

왜 유독 인간만 오른손잡이가 많은 걸까요.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결정하는 뇌와 유전, 발달과정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도구를 다루는 능력, 언어발달, 뇌의 좌우 분업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됐지만 인간이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오른손에 편향됐는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인간 한 종만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영장류 40여 종의 손 사용 데이터를 모아 비교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각 종들 사이의 진화적 근연관계를 고려하는 통계 모델을 이용해 도구사용, 식성, 서식지, 체구, 사회구조, 뇌 크기, 이동방식 등 손잡이의 진화를 설명하는 기존 가설들도 동시에 검증했습니다.

연구 결과, 극단적으로 오른손 선호를 만들어낸 이유로 두 단계로 이뤄진 진화과정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두 발로 걷게 되면서 손은 ‘이동’이라는 임무에서 자유로워졌습니다. 그 결과 손을 더 정교하고 비대칭적으로 쓰는 개체일수록 생존하고 번식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후 인간의 뇌가 커지면서 이 편향은 더욱 강화됐습니다.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관장하는데 도구를 다루는 정교한 손동작이나 언어 같은 복잡한 기능도 좌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뇌가 커지고 이런 기능들이 좌뇌로 몰리면서 자연히 오른손을 쓰는 능력도 함께 발달하면서 지금처럼 강력하고 보편적인 패턴으로 자리잡았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이 연구로 모든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인류의 10%를 차지하는 왼손잡이는 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대표적으로 동작방향이 반대여서 몸싸움이나 전쟁에서 상대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살아남았을 것이라는 ‘전투가설’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결국 연구는 오른손을 뻗어 무언가를 집는 이 무의식적인 동작 하나에도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증명한 셈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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