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거단지 이름은 지역명과 건설사 브랜드, 상품 별칭이 결합하면서 점점 길어졌다. 과거에는 '마포아파트', '반포아파트'처럼 지역명을 중심으로 이름을 붙였다. 1990년대 이후에는 건설사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쓰였다. 최근에는 입지와 상품성을 강조하는 별칭까지 더해지면서 10자를 넘는 단지명도 흔해졌다.

소비자도 길어진 이름에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22년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3%는 현재 공동주택 명칭이 길고 복잡해 불편하다고 답했다. 60.3%는 적정한 명칭 길이로 4~5자를 꼽았다. 서울시는 2024년 2월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이 자료에는 어려운 외국어와 불필요한 애칭 사용을 줄이고 고유지명과 적정한 글자 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순우리말 단지명이 새로 등장한 흐름은 아니다. 일부 건설사는 브랜드에 우리말을 사용했다. 세종과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서도 우리말 이름을 단지명에 붙인 사례가 있다. 다만 기존 지명이나 시설명을 활용한 수준을 넘어, 순우리말을 독립적인 작품명처럼 내세운 사례는 많지 않았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분양을 앞둔 GS건설 시공 단지 '목동윤슬자이'는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이 물결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단지명은 지역명인 '목동'과 브랜드 '자이' 사이에 두 글자 이름을 넣어 6자로 구성했다.

목동윤슬자이는 아파트의 실용성과 고급 주거 요소를 결합한 '하이퍼트' 상품으로 소개된다. 하이퍼트는 초월을 뜻하는 '하이퍼'와 아파트를 합친 말이다. 단지에는 102동 47층 스카이 커뮤니티가 계획됐다. 와인리저브, 프라이빗 다이닝룸, 파티형 게스트하우스, 영화·음악 감상실, 미팅 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9층에는 루프탑 가든을 마련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멤버십 피트니스 클럽 '콩코드 클럽 바이 조선'도 단지 안에 조성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여러 외래어를 더할수록 고급 단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비슷한 이름이 반복되면서 기억하기 어려워졌다"며 "짧고 의미가 분명한 우리말은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고 단지 정체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