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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저림 반복된다면? 단순 혈액순환 아닌 척추·신경 문제 살펴야

입력 2026-09-29 14:55

가톨릭연합정형외과 김호규 원장
가톨릭연합정형외과 김호규 원장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다리가 저리거나 종아리가 당기는 증상은 일상에서 비교적 흔하게 경험할 수 있다. 오래 앉아 있거나 같은 자세를 유지한 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반복되거나 걷고 서 있는 시간에 따라 증상이 심해진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척추나 주변 신경의 이상으로 다리 저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질환이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이 돌출돼 주변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하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에서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허리 통증은 심하지 않은데 다리 쪽 증상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중장년층이나 고령층에서 반복되는 다리 저림과 보행 불편이 나타난다면 척추관협착증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 등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에서는 오래 서 있거나 일정 거리를 걸었을 때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당기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걷다가 쉬거나 앉으면 증상이 줄어 다시 걸을 수 있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신경성 파행으로 불리며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하는 주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이 밖에도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 주변 관절의 퇴행성 변화, 이상근증후군 등 여러 원인이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을 자극해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진료에서는 저림이 시작되는 위치와 범위, 한쪽 또는 양쪽에서 나타나는지, 걷거나 서 있을 때 심해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통증과 감각 저하,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지 확인하는 신경학적 진찰도 원인을 구분하는 데 중요하다.

필요에 따라 X-ray나 MRI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지만 영상에서 척추의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현재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 변화가 여러 부위에서 동시에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영상 소견만으로 치료 부위를 결정하기보다 실제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치료 역시 다리가 저린다는 이유만으로 수술부터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 질환과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운동·재활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신경 압박으로 근력 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증상의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잠시 자세를 바꾼 뒤 사라지는 일시적인 저림과 달리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지고,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이어지거나 걷는 데 불편이 생긴다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 대소변 조절 이상이나 회음부 감각 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영천 가톨릭연합정형외과 김호규 원장은 “다리 저림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통증, 근력 저하, 보행 불편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하기보다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 필요한 영상검사 결과를 종합해 치료 방향을 단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다리 저림은 몸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어느 부위가 저리는지, 걷거나 앉는 등 특정 상황에서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 의료진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원인을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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