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전통 파괴냐, 창조적 진화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101207075900748046a9e4dd7f1822257147.jpg&nmt=30)
그러다 보니 우려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도한 변형이나 현대화가 지나치면 고유의 전통 복식을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한복의 깃, 동정, 고름, 소매, 치마 등의 실루엣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한복의 역사적 특징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지나치게 변형해서 서양식 드레스나 코르셋, 미니스커트에 가까워진다면 그걸 과연 한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라는 걱정입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통을 과거 어느 한 시점의 고정된 형태로 보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한복도 시대에 따라 저고리 길이, 치마폭, 색상, 소재, 장식 등이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한복 역시 과거 어느 순간에 갑자기 완성돼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바뀌어 왔습니다. 변하지 않는 전통은 전통이 아니라 박제된 과거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양쪽 다 근거와 일리가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무책임한 ‘양시론(兩是論)’이 되겠지요. 너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한다면 나는 후자의 의견을 지지하는 쪽입니다. 전통 복식을 박물관에 보존하는 것과 사람들이 실제 입고 다니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일상에서 입기 어려운 까다로운 규정을 지킨 복식만이 ‘진짜 한복’이라고 규정한다면 한복은 특별한 때, 특별한 사람만 입는 나와는 관계없는 ‘남의 옷’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요즘 사람들이 예쁘다고 느끼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면 전통이 현재의 생활 속에서 다시 소비되고 또 손쉽게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르게 보면 현대적으로 진화한 한복은 전통의 경쟁자가 아니라 오히려 전통문화의 생존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창조적 계승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박물관이나 궁중의례에선 전통적 형태를 정확하게 고증하고 보존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고궁 나들이할 때 일반인이 입는 한복이나 현대 디자이너가 만드는 한복까지 과거와 형식에 묶어 둘 필요는 없습니다. 원형은 보존하되 활용과 창작은 자유롭게 허용하자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현대적으로 디자인한 한복을 전통파괴로 규정하는 것은 전통을 과거의 특정한 형태로 오해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신라, 고려, 조선으로 오면서 한복은 끊임없이 진화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은 조선시대 복장이 기준입니다. 오늘날의 과감한 디자인 실험 역시 역사적으로 바뀌어 온 연장선에서 봐야 합니다. 한복의 핵심적인 조형원리와 문화적 정체성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때 비로소 전통의 파괴가 아니라 창조적 계승이 완성됩니다. 과거의 모습에 가둬 놓지 말고 무엇이 본질인지 끊임없이 탐구하면서 시대에 맞게 다시 만들어내자는 것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