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8.12(금)

서울시, 온라인플랫폼 첫 점검
법률 개정·대응역량 등 개선에도
플랫폼 기업 적극적 삭제조치 미진

1일 이내 정지 등 처리 20% 불과
게시 계정 폐쇄 등 강력 규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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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시민 801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을 통해 4개월 간 35개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신고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해 지난 29일 발표했다. 사진=서울시
[비욘드포스트 이은실 기자]

성매매피해자지원현황 (단위:개,명,건). 그래픽=데이터포털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이후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 반이 흘렀다. SNS, 포털 등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은 n번방 사건 이후 얼마나 달라졌을까.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개정안 시행(2020.12.10.)에 따라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고·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부과된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 및 사업정지 처분 등을 받게 된다.

서울시는 시민 801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을 통해 4개월 간 35개 온라인 플랫폼의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신고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해 지난 29일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n번방 사건 이후 시민의 시각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실제로 점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을 발견했을 때 이를 해당 플랫폼에 신고하고, 삭제가 얼마만에 이뤄지는지, 신고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 활동 분석보고서는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디지털포렌식) 김기범 교수 연구실에서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했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은 작년 7월~10월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다음, 네이버, 구글 등 국내·외 포털과 SNS, 커뮤니티 사이트 35개 온라인 플랫폼에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총 1만6455건을 신고했다.

게시물이 신고처리 되었다는 안내를 받은 것은 이중 68.3%였다. 신고된 게시물 가운데 66.1%는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고한 후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7일 이상이 42.5%로 가장 많았고, 1일 이내 처리는 20.1%였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게시물을 유형별로 보면 노출 사진 등을 유통·공유(70.8%)하는 경우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여자친구, 가족 등 지인의 사진을 올리고 성적으로 희롱하거나, 탈의실 등 사적공간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유포하는 경우도 많았다.

우선, 신고 게시물에 대한 신고처리 안내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 살펴본 결과, 신고처리가 되어 있다는 응답은 1만1238건(68.3%)이었다. 신고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은 5217건(31.7%)으로 대체로 신고처리 안내가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번방 사건이 보도되기 전인 2019년도와 비교하면 n번방 방지법 제정 이후 온라인 플랫폼의 신고처리 안내 기능이 활성화되고 시스템 편리성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2019년도에 운영한 시민감시단 결과 신고처리 안내가 없는 경우는 52.5%(2,221건)으로, 신고처리가 있다는 응답 47.5%(2,011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5주 동안 752명의 시민감시단 활동을 통해 총 5437건을 신고했다.

신고 게시물에 대한 조치 결과를 살펴보면 총 1만6455건 중 5584건(33.9%)은 삭제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1만871건(66.1%)은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부적인 조치 사항은 삭제가 3047건(54.6%)으로 가장 많았고, 일시제한 1419(25.4%), 일시정지 1118건(20%) 순이었다.

인터넷 이용률(단위: %). 그래픽=데이터포털



신고 게시물에 대한 미 조치가 많은 것은 온라인 플랫폼별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정의가 상의하고, 신고된 게시물을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n번방 사건 이전보다는 신고 게시물에 대한 삭제 등의 조치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시민 감시단 활동 결과를 보면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은 22.8%(592건), 삭제되지 않은 게시물은 77.2%(2,002건)으로, 신고된 게시물 5개 중 1개만 삭제 조치됐다.

시민감시단이 온라인 플랫폼에 신고한 게시물이 조치되는데까지 소요된 시간은 7일 이상이 42.5%로 제일 높게 나타났다. 1일 이내 처리는 20.1%였다.

일시정지, 일시제한, 삭제 등 게시물에 대한 조치를 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7일 이상 2374건(42.5%), 1일 이내 1127건(20.1%), 2일 442건(7.9%) 순으로 다소 느리게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에 대한 처리결과 통보율은 해외 플랫폼(50.2%)이 국내 플랫폼(40.3%)에 비해 더 높은 반면, 신고 게시물에 대한 삭제 등 조치율은 국내 플랫폼(37%)이 해외 플랫폼(23.1%)보다 더 높았다.

시민 감시단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신고에 대한 통보가 바로 와서 신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지만, 신고 항목이 다소 기본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신고 게시물에 대한 정확한 신고 사유를 담아내지 못해 실제 삭제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신고 게시물에 대한 기준이 좀 더 엄격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삭제 조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신고 게시물의 피해자 성별은 여성이 1만3429건(81.6%)으로 남성 1390건(8.4%)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피해 연령대는 성인 9075건(55.2%), 식별곤란 4680건(28.4%), 아동·청소년 2700건(16.4%)으로 순이었다.

신고 게시물을 범죄유형별로 보면 유통·공유 1만1651건(70.8%), 비동의 유포·재유포 7061건(42.9%), 사진합성·도용 4114건(25.0%), 불법촬영물 3615건(22.0%), 성적괴롭힘 3230건(19.6%), 온라인그루밍 1887건(11.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경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유출하고, 사진을 합성·게시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되고 성희롱(능욕) 당하게 하며 괴롭히는 방식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2019년도에는 불법촬영 신고 게시물이 1592건(29.3%), 사진합성 게시물이 725건(13.3%)이었으나, 2021년도에는 불법촬영 신고 게시물이 3615건(22%), 사진합성 게시물이 4114건(25%)으로 불법촬영 게시물보다 사진합성 게시물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온라인그루밍(길들이기)의 경우 2019년도 활동 결과 239건(4.4%)에 불과했으나, 1887건(11.5%)으로 피해가 크게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시민감시단의 소감에서 온라인그루밍 게시물을 신고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시가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에 참여한 221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을 봤을 때 플랫폼에 신고한다는 응답은 시민 감시단 활동 전 54.5%에서 활동 후 91%로 대폭 증가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94.1%로 참여 시민 대부분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취해야할 조치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을 게시한 계정에 대한 강력한 규제(이용중지·폐쇄)(92명, 41.6%)를 꼽았다. 이어서, 업로드 차단(필터링) 49명(22.2%), 신고기능 편의성 및 접근성 향상 36명(16.3%), 삭제·차단 신속처리 29명(13.1%) 순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의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과 함께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예방교육 및 매뉴얼 보급 등 예방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월 29일 개관한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상담·삭제지원·피해자 지원에 이르는 원스톱 지원을 제공한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는 개관 3개월 만에 삭제지원 1035건, 법률·수사지원, 심리치료 지원 등 2015건을 지원했다.

또, 시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개발·운영 중인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을 공동 활용해 피해 영상물을 신속하게 삭제·지원한다.

시민감시단 활동에 참여한 오주영씨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로서 아동·청소년들이 처한 환경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서 활동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감시단 활동 분석을 담당한 성균관대학교 김기범 교수는 “n번방 사건 후 정보통신망법 등 법률을 개정하고, 플랫폼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디지털 성범죄 대응역량이 많이 개선되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성범죄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플랫폼의 처리기준도 유사하게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의 적극적인 삭제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시민, 플랫폼 운영 기업 등과 함께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에 이르는 통합적인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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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범죄 발생 및 검거 (단위: 건, %). 그래픽=데이터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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