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회원국들은 이번 UPR에서 대한민국에 △헤이그 입양협약의 비준, △아동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과 학대의 근절과 예방, △아동 구금, 촉법소년 연령 등 아동인권 관점에서의 소년 사법제도 개선,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국내법에 통합하기 위한 입법 조치 마련 및 아동권리협약 제3 선택의정서 채택,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도입, △아동양육시설과 교육, 보건, 여가 등의 동등한 접근, △아동권리 보장에 있어 국가의 책임 확대 등을 권고했다. 정부는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통하여 2024년까지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고, 다양한 배경의 아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공정한 출발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과 외국인 아동의 출생 등록을 위한 법률안은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또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을 위한 아동기본법 제정 추진 과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UPR의 52개 권고 중 헤이그 입양협약 비준을 포함한 25개만 1차 수용 의사를 밝혔으며, 모든 아동을 포용하는 출생등록제도 미비, 이주 아동의 교육권 차별 등은 지난번 UPR 심의에 이어 여전히 ‘검토’ 의견을 밝혔다. 정부가 1차 수용 의사를 밝힌 국제입양제도 개선 관련 법안은 지난 달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관계 부처가 협의를 미루는 사이,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한 관련 법률 또한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아이들의 문제에 대한 어른들의 대응은 너무 느리고, 그 사이 아이들은 다치거나 숨졌다. 2021년 하루 평균 103명의 아이가 학대 피해를 봤고, 40명의 아이는 학대로 사망했다. 2022년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한국 내 조사에 따르면, 국가의 아동 권리 보장 정도에 대한 아동의 인식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보호받을 권리, 건강할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지켜지고 있다고 답한 아동은 각각 43.5%, 36.8%, 31.2%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에 대한 폭력과 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국가 정책의 강화, 헤이그 입양협약 비준,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구금 조건 제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국내법에 통합하기 위한 입법 조치 이행 등 국제사회 권고에 대한 정부의 수용을 환영하며, 관련하여 입법, 사법, 행정부가 실질적인 이행 방안을 조속히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아동 최선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엄중히 상기하며, 검토 중인 27개 UPR 권고를 정부가 최대한 수용하기를 바란다. “아동과 청소년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현실을 마주해 달라”는 어른들을 향한 아동의 목소리가 온 국가에 공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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