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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인간의 뇌는 네 번 바뀐다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6-25 08:06

사진자료:국제 뇌교육협회
사진자료:국제 뇌교육협회
스무 살 정도 되면 뇌의 성장이 멈추고 이후부터는 뇌가 늙고 퇴화한다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결과는 지금까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뇌는 평생 다섯 단계로 나뉘어 발달과 노화를 겪으며 재구성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9세, 32세, 66세, 83세 이 네 번의 시기가 뇌의 신경회로 연결이 크게 바뀌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먼저 0~9세 1단계는 유년 발달 시기입니다. 뇌가 빠르게 커지면서 뇌의 기초공사가 진행됩니다. 뇌회로가 만들어지면서 자주 사용하는 뇌신경은 발달하고 사용빈도가 떨어지는 신경연결은 퇴화하는 이른바 ‘가지치기’가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2단계인 9~32세 시기는 뇌의 청소년기입니다. 뇌신경의 연결이 더 효율적으로 재편되고 각 영역끼리 소통하는 속도도 매우 빨라집니다. 학습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뇌의 사용효율이 가장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32~66세에 이르면 뇌의 전성기인 어른의 시기를 맞습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 들어섭니다. 지능과 성격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뇌의 각 영역도 점차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노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건 이 시기 말기인 66세부터입니다.

66~83세엔 초기 노화가 시작됩니다. 뇌의 통신선인 백질이 부분적으로 약해지고 인지기능의 감소가 시작됩니다. 83세 무렵부터는 후기 노화가 시작됩니다. 뇌 전체를 잇는 신경 연결은 많이 약해지지만 대신 자주 사용하는 일부 영역의 회로는 더욱 단단해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노화의 신호가 뚜렷하게 두드러집니다.

노화는 단순히 뇌가 나빠지는 게 아니라 뇌가 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구조를 바꾸고 사용전략을 바꿔가는 과정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특정 연령대에 뇌와 관련한 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를 밝히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가령 자폐 진단은 대부분 뇌 아동기에 이뤄지고 정신질환의 75%는 20대 초반에 시작됩니다. 알츠하이머는 보통 66세를 전후한 초기 노화 시기에 발현됩니다. 뇌의 구조가 달라지는 전환시점을 주목하면 시기별로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행동과 질병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 또는 정신 등 인문학 영역에서 이루어지던 연구가 ‘뇌과학’이라는 과학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인간이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이렇게 또 조금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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