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ad
ad

logo

ad
ad
ad
ad

HOME  >  사회

월세 석 달 밀린 뒤 갚아도 늦었다, 대법원이 못 박은 해지 기준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6-30 13:53

상가 임대차 3기 차임 연체 판례...해지권 발생 시점 명확화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상가 임차인이 3기 이상 차임을 연체했다면 이후 일부 월세를 갚아도 임대인의 계약 해지권은 원칙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24일 상가건물 임대차계약 해지를 둘러싼 사건에서 임차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사건번호는 2024다320215다. 쟁점은 임차인이 3기 이상 차임을 연체한 뒤 임대인이 소송으로 해지 의사를 밝혔고, 소장 부본이 임차인에게 송달되기 전에 임차인이 일부 차임을 지급한 경우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경우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동안 실무에서는 3기 연체 이후 임차인이 해지통보를 받기 전 일부 금액을 갚아 연체액을 줄이면 해지권이 사라지는지를 두고 다툼이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도 임대인은 차임을 3기 이상 연체한 임차인을 상대로 건물 인도를 청구했다. 해지 의사표시는 소장에 담았다. 그러나 소장 부본이 임차인에게 송달되기 전 임차인이 밀린 차임 일부를 지급했다. 임차인은 이후 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미달하게 됐으므로 계약 해지가 어렵다는 취지로 다퉜다.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명건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명건
원심인 부산지방법원은 임대인의 손을 들어줬다. 임대인이 아무런 이의 없이 차임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미 발생한 해지권이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먼저 해지권 발생 시점을 분명히 했다. 임차인의 차임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했는지는 해지권의 발생요건이다. 연체액이 3기 차임액에 이르면 그때 계약해지권이 발생한다. 해지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3기 연체 여부를 다시 따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후 변제의 효력도 제한적으로 봤다. 임대인이 3기 이상 차임 연체를 이유로 해지권을 행사했다면, 행사 당시 3기 이상 연체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해지 의사표시가 적힌 소장 부본이 송달되기 전에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일부 차임을 지급해 연체액이 3기 미만으로 줄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례는 상가 임대차 분쟁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대응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3기 연체가 발생한 뒤 해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후 임차인이 일부 금액을 지급할 경우에도 해지권을 유지하려면 수령 과정에서 이의를 유보한다는 뜻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임차인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제시됐다. 3기 연체가 완성되기 전 차임을 납부해야 계약 해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일단 3기 연체로 임대인의 해지권이 발생하면, 해지통보나 소장 송달 전에 일부를 갚았다는 사정만으로 계약 해지를 막기 어렵다.

다만 이번 판결이 모든 사후 변제 사례에서 임대인의 해지를 무조건 인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임대인의 수령 태도, 합의 여부, 신뢰관계 회복 가능성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분쟁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법률사무소 명건 이상옥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3기 차임연체를 이유로 한 해지권이 연체액이 3기에 달한 시점에 즉시 발생한다는 점을 대법원이 확인한 것"이라며 "임차인이 해지통보나 소장 송달 전에 일방적으로 차임을 납부해 해지권 소멸을 주장하는 방식은 유효한 방어 전략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차임 지급 시점과 해지 의사표시 방식이 분쟁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임대인은 해지권 행사 절차를 명확히 남겨야 한다. 임차인은 연체가 3기에 이르기 전 조기 변제나 협의를 통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