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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 공식 선언…20년만의 지방채·민생예산 부족 '구조개혁' 착수

송인호 기자

입력 2026-08-05 11:47

기자회견,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또 지방채 악순환"…재정위기 공식 인정
도지사 업무추진비 삭감·낭비예산 차단·조직개편·세입구조 개선 등 재정 정상화 추진
추 지사, "민생은 결토 포기하지 않는다"…노인·아동·취약계층 예산 끝까지 보호 예정
"다음 세대에 빚 떠넘기지 않겠다"…도의회·31개 시군에 재정 개혁 적극 협력도 요청

5일 오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5일 오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경기=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 재정은 비상 상황"이라고 공식 선언하며 강도 높은 재정 정상화에 착수했다.

특히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과 민생예산의 일부 미편성 등 심각한 재정 현실을 공개한 추 지사는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재정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도 재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두고 과장이나 명분 쌓기라는 오해가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공약사업은 물론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추 지사는 이어 "민선 8기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상당수 민생사업과 필수사업 예산을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했다"며 "취임 후에야 이런 재정 실상을 보고 받았고,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심각성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년 만의 지방채 발행…민생예산도 9개월분만 편성"

추 지사는 현재 도 재정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했다.

도는 지난해 총 943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했는데 발행 한도인 9460억원의 99.6%에 달하는 규모로 지방채를 발행한 것은 20년 만이다.

여기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목적기금 5588억원을 일반회계로 전용하며 재원을 충당했다.

남북협력기금의 경우 384억원 가운데 340억원이 전용되면서 현재 잔액은 44억원만 남게 됐다.

추 지사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위기를 넘겼지만 올해 예산조차 제대로 편성하지 못했다"며 "미완의 예산이 결국 민생예산 부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기자회견 모습.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 기자회견 모습. /경기도
◇"노인복지·급식비 등 마지막 3개월 예산도 없다"

현재 예산 부족으로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친환경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지원, 경기도교육청 급식비 지원,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다수 사업의 마지막 3개월 예산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다.

추 지사는 "올해만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아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시방편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재정을 바로잡을 골든타임마저 놓쳤다"고 강조했다.

◇"취득세 의존 구조 한계…세입 개혁 불가피"

추 지사는 도 재정위기의 원인으로 구조적인 세입 문제도 지목했다.

도 전체 예산은 약 41조7000억원이지만 정책적으로 자율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복지사업과 국비 매칭사업, 시·군 조정교부금 등 대부분은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다는 설명이다.

또 도는 서울시와 달리 지방소득세가 없고, 보통교부세도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인데다 도세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약 30% 감소했다.

3기 신도시도 당초 예상과 달리 공공임대 확대와 LH 직접개발로 취득세 수입이 예상치인 6500억원에서 23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교통과 소방, 기반시설 구축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해야 한다.

추 지사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도가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으로 귀속되는 구조적 불균형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4대 재정 정상화 추진…도지사부터 허리띠 졸라맨다"

추 지사는 재정 정상화를 위해 네 가지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도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업무추진비와 각종 경비를 삭감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일회성 행사와 선심성 사업, 불필요한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대행사업 등을 전면 재평가해 낭비성 예산을 차단하기로 햇다.

이와 함께 참모조직 재정비와 실·국 및 공공기관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배분 개선,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완화 등 세입구조 개혁도 정부와 국회에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민생은 끝까지 지킨다…고통은 강한 곳이 먼저"

추 지사는 긴축 재정을 추진하더라도 민생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며 "재정위기의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에게 떠넘기지 않고 불필요한 곳에서 먼저 줄이고 책임이 큰 곳이 더 많이 감당하는 공정한 재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햇다.

그러면서 "재정위기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닌 만큼 이를 바로잡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과 고통이 따를 것"이라며 "지금의 어려움을 다음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추 지사는 마지막으로 "재정 정상화는 경기도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며 경기도의회와 31개 시·군,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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