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지휘체계 바뀌어도 재원체계는 제자리
소방 인건비 특별회계 설치 필요성 거듭 강조
지방노동감독관 도입 전 재정대책 마련 촉구
추 지사 “권한·책임에는 반드시 재원 따라야”

추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소방이 지방사무라는 사실을 부정할 이유는 없지만, 지방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재원도 있어야 한다”며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특별회계와 지속 가능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에서 "지방노동감독관과 특별사법경찰 운영 등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할 때도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방정부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직 전환 이유는 광역화된 재난 대응”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배경부터 짚었다.
대형 산불과 각종 재난이 특정 지역의 행정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규모로 확대되면서 시·도 경계를 넘어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고 국가 차원의 통합 지휘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방은 지방사무가 맞지만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며 “대형 산불과 재난은 한 지역의 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시·도 경계를 넘어선 인력·장비 동원과 국가 차원의 지휘체계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는 소방공무원의 신분과 지휘체계는 바꿨지만 그에 맞는 재원체계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책임은 경기도에, 감당할 재원은 없어”
추 지사는 현행 지방재정 구조가 경기도의 산업 규모와 행정·안전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도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한민국 핵심 산업이 집중돼 있다.
기업이 성장하면 법인세 등 국세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보통교부세 재원도 늘어나지만 그러나 경기도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여서 해당 재원을 받지 못한다.
반면 산업 성장에 필요한 도로·철도·용수·전력·주거 기반시설과 산업단지 주변의 소방·안전 인프라 구축은 경기도가 상당 부분 책임지고 있다.
산업과 인구가 늘수록 행정·안전 수요가 커지지만 성장으로 발생한 세수가 경기도의 광역세원으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구조라는 것이다.
추 지사는 “산업에 필수적인 도로와 철도, 용수와 전력, 주거와 소방·안전 인프라를 책임지는 경기도가 그 성장으로 발생하는 세수를 광역세원으로 가져올 수 없는 구조가 문제”라며 “책임은 경기도에 있지만 책임을 감당할 재원은 경기도에 없다”고 비판했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 국가직화의 취지를 완성하기 위해 소방 인건비를 위한 별도의 재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일시적인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재원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재정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가직 전환으로 국가적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했다면 그에 걸맞게 중앙정부도 재정적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한다”며 “과거에 왜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지 못했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제도를 계속 보완하고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속도로 역시 처음부터 전국 모든 구간이 동시에 건설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소방공무원 국가직화가 국가적 재난 대응체계를 만드는 중요한 진전이었다면 이제 그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재정체계를 완성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방노동감독관 도입 전 재정대책 마련 촉구
추 지사는 지방노동감독관 제도 시행에 앞서 중앙정부가 구체적인 재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앞으로 지방정부가 산업현장에서 노동감독관과 특별사법경찰을 운영하고 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게 되면 인건비와 수당, 현장 조사비, 조직 운영비 등 새로운 재정 수요가 발생한다.
권한만 지방으로 넘기고 관련 비용을 지방정부에 부담시키면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과정에서 나타난 재정 불균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추 지사는 노동감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징금과 과태료 등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고 이를 지방노동감독관의 인건비와 수당, 현장 활동비로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노동감독관과 특별사법경찰을 운영하게 된다면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방정부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재정대책부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권한과 책임에는 반드시 재원 따라야”
추 지사는 이번 문제 제기가 소방이나 노동감독이라는 개별 사무를 넘어 국가와 지방정부 사이의 역할과 재정을 일치시키기 위한 제도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칙은 교묘하고 기술적이지만 원칙은 간단하다”며 “권한과 책임에는 반드시 재원이 따르도록 하는 원칙에서 시작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한을 지방에 주려면 재원도 함께 줘야 하고, 책임을 맡기려면 책임을 감당할 수단도 함께 줘야 한다”며 “국가와 지방 사이의 역할과 재정을 제대로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