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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추호] 박찬대가 다시 세우는 인천…민생에서 미래까지 ‘재시동’

송인호 기자

입력 2026-09-14 04:30

민선 9기 첫 화두는 ‘민생’…인천e음 10% 캐시백으로 골목경제에 온기
1조1551억 추경·2114억 세출 구조조정…쓸곳에 쓰고 줄일 곳은 줄인다
국비 7조863억 역대 최대 확보…원도심·교통·ABC+E 성장 전략 ‘본격화’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속 가능한 시정, 여는 시정, 삶을 키우는 시정’과 ‘압도적 성장과 행복한 변화’도 결국 시민의 삶에서 만나야 한다면서 민생을 강조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속 가능한 시정, 여는 시정, 삶을 키우는 시정’과 ‘압도적 성장과 행복한 변화’도 결국 시민의 삶에서 만나야 한다면서 민생을 강조했다. /인천시
인천=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인천이 다시 출발선에 섰다. 민선 9기 박찬대 인천시장이 취임한 지 두 달여.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그가 바라보는 곳과 인천을 이끌어가려는 방향만큼은 분명해지고 있다. 그 출발점은 시민의 삶, 바로 ‘민생’이다.

박찬대표 시정은 시민의 지갑과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하루에서 출발했다. 흔들린 재정을 바로 세우되 민생은 지키고 오늘의 위기를 넘어서면서 내일의 성장동력까지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가 내건 ‘지속 가능한 시정, 여는 시정, 삶을 키우는 시정’과 ‘압도적 성장과 행복한 변화’도 결국 시민의 삶에서 만나야 한다. 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성공한 행정이라 하기 어렵다. 박 시장이 다시 세우려는 인천의 출발점이 민생이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첫 번째 선택은 민생…인천e음에서 시작된 변화

박찬대표 시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책이 있다. 바로 ‘인천e음 10% 캐시백’의 재개다. 시는 1조1551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인천e음 캐시백 예산 779억원을 반영했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과 소상공인을 함께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역화폐는 시민에게는 생활비 부담을 낮춰주고 소상공인에게는 매출 회복의 통로가 된다. 소비된 돈이 대형 유통망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서 다시 돌게 하는 골목경제의 순환장치이기도 하다.

다만 인천e음만으로 민생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디지털 전환,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 청년 창업과 경영 컨설팅을 촘촘히 연결해야 한다. 일시적인 소비 진작과 동시에 시민과 상인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도 출신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빈곤을 단순히 소득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실질적 자유와 역량이 부족한 상태로 봤다. 민생정책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다시 경제활동을 이어갈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박찬대표 민생정책이 평가받을 방점도 여기에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31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인천시 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지난달 31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인천시 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인천시
◇2114억원 구조조정…재정은 결국 선택의 문제다

민생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재정이 버텨야 한다. 시는 이번 추경을 통해 총예산 규모를 17조241억원으로 늘리면서도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2114억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박찬대 시정의 두 번째 시험대다.

재정 구조조정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사업 축소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원 감소다. 결국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에 박 시장의 철학과 행정의 우선순위가 드러난다.

성과가 낮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과감하게 손질하되 복지·경제·안전처럼 시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은 지켜야 한다. ‘절약을 위한 절약’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아낀 재원이 시민의 삶과 인천의 미래를 위해 다시 쓰일 때 비로소 구조조정의 명분도 선다.

민생은 선의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냉정한 우선순위와 정교한 재정 운용이 뒷받침돼야 한다. ‘쓸 곳에는 확실히 쓰고, 줄일 곳은 과감히 줄이는 것’. 박 시장이 말하는 지속 가능한 시정도 이 원칙에서 출발해야 한다.
박찬대 인천시장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함께 하고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함께 하고있다. /인천시
◇국비 7조원 시대…예산을 시민의 삶으로 바꿔야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 확보도 주목할 만하다. 시는 정부 예산안에 7조863억원의 국비를 반영하며 본격적인 ‘국비 7조원 시대’를 열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 재원이 확보된다면 철도·도로와 도시재생, 산업 인프라 등 인천의 주요 현안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국비 확보는 지방정부의 행정력과 정치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다. 자체 재원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사업을 추진하려면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마를 확보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바꿨느냐’다. 7조863억원이라는 예산이 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원도심의 생활환경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기업과 청년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제공했는지로 이어져야 한다.

예산 그 자체는 성과라 할 수없다. 예산을 시민의 삶으로 바꾸는 것이 진짜 성과다. 박찬대표 시정은 ‘국비 7조원 시대’를 자랑하는 데 머물지 말고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민생 7조원 시대’로 완성해야 한다.
위치도 및 토지이용계획. /인천시
위치도 및 토지이용계획. /인천시
◇원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일도 민생이다

인천은 송도·청라·영종을 중심으로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췄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품은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세계와 연결된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도시 내부를 들여다보면 성장의 온도 차는 여전히 크다.

신도시가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원도심은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 노후한 주거환경이라는 오랜 숙제를 안고 있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이러한 격차를 줄일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바다와 항만이라는 인천의 자산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문화·관광·상업과 일자리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원도심 부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발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건물을 세우고 시설을 새로 만든다고 도시가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며 소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주민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교통도 같은 맥락이다. 철도 한 노선과 도로 하나는 시민에게 출퇴근 시간이고 기업에는 물류비이며 상인에게는 유동인구다. 공항과 항만, 송도·청라·영종과 원도심을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일은 개발정책인 동시에 민생정책이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이 기뻐해야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 인천의 경쟁력 역시 지금 인천에 사는 시민의 만족에서 시작돼야 함은 당연하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인천시
◇ABC+E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

박찬대표 시정이 민생에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오늘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5년, 10년 뒤 인천을 먹여 살릴 산업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그 연결고리가 미래산업 전략 ‘ABC+E’다.

인천은 바이오와 항공,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기반에 인천국제공항·인천항·경제자유구역이라는 독보적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흩어진 자산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는 일이다.

기업 몇 곳을 유치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과 생산, 물류, 인재 양성, 창업이 인천 안에서 선순환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의 목표를 세워 혁신의 방향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인천도 산업용지와 지원금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대학·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성장의 결실은 반드시 시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투자유치 금액이나 산업단지 면적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느냐다. 인천의 청년이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인천에서 배우고 취업하며 가정을 꾸리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결국 ABC+E의 마지막 글자는 ‘사람’이어야 한다.

박찬대표 시정은 이제 출범 두 달을 넘겼다. 재정 정상화와 민생 회복, 원도심 활성화, 교통망 확충,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방향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인천e음 10% 캐시백과 1조1551억원 규모 추경, 2114억원 세출 구조조정, 역대 최대 7조863억원의 국비 확보도 이를 뒷받침할 실행 기반인 셈이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시
◇방향은 세워졌다…이제 시민이 체감할 ‘민생의 성과’로 답해야

하지만 시정에서 방향보다 어려운 것이 실행이고 실행보다 냉정한 것이 결과다.

‘유지경성(有志竟成)’.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말이다. 지금 박시장에게 필요한 것도 이 네 글자가 담고 있는 의미다. 다만 이런 것들이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과 소통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약속을 정책으로, 정책을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

박 시장이 다시 세워야 할 인천은 과거로 돌아가는 도시가 아니다. 재정을 바로 세우고 민생을 일으키며 원도심과 신도시를 연결하고 그 위에 미래산업을 올리는 도시다. 그리고 그 모든 정책의 중심에는 반드시 시민이 있어야 한다.

시민이 “장보기가 조금 가벼워졌다”고 말하고, 소상공인이 “다시 한번 버텨볼 만하다”고 느끼며 청년이 “인천에서 내 미래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때 ‘압도적 성장과 행복한 변화’는 비로소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된다.

민생에서 출발해 미래로 향하는 길. 박찬대의 인천은 이제 그 길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방향은 세워졌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와 실행, 그리고 민생의 성과다.

※통찰추호(洞察秋毫)는 아주 작은 부분이나 미묘한 변화까지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의미한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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