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양·성남 등 과밀억제권역 14개 시에 ‘경기도 총량계정’ 협력 요청
미활용 물량 모아 기업 투자지역에 재배분…“산업 경쟁력 위한 규제개선 공동 대응”

40여 년 전 만들어진 수도권 규제가 변화한 산업 환경과 지역별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 공업지역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전체 총량은 유지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물량을 실제 필요한 지역으로 옮겨 기업 유치와 산업 기반 확충에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추 지사는 2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에 참석해 14개 시 대표들과 공업지역 공동 활용과 수도권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내 과밀억제권역은 수원·고양·성남·부천·남양주·안양·시흥·의정부·하남·광명·군포·구리·의왕·과천 등 14개 시다.
◇“40년 전 규제에 묶여…경기도 차원 산업 비전 필요”
추 지사는 이날 “지금은 초연결 광역시대”라며 과거 개발시대에 만들어진 규제 체계를 변화한 산업 환경에 맞게 개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 차원에서 거시적 산업 비전을 가지고 공업지역 물량을 지도해야 하는데 규제에 묶여 그럴 수가 없다”며 “우선 공업지역 경기도 총량계정부터 해보고 성과가 있다면 정부에 총량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밀억제권역은 수도권의 인구와 산업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공업지역 신규 확대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1994년 관련 규제가 본격 적용될 당시 공장이 많았던 지역과 그렇지 않았던 지역 사이에 확보된 물량 차이가 발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 유치나 산업입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현재도 도내 전체 공업지역 면적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시 간 물량 이전이 가능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실제 도내 위치 변경은 지금까지 4건에 그쳤다.

도가 추진하는 총량계정의 핵심은 각 시에 배정된 공업지역 가운데 실제 공업용도로 사용되지 않거나 자체 활용계획이 없는 물량을 도가 확보해 필요한 지역에 다시 배분하는 것이다.
도는 각 시에 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하천·공원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거나 현재 활용되지 않는 지역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함께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말까지 14개 시와 협의를 거쳐 도가 관리할 물량과 객관적인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확보된 물량은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이나 3기 신도시 산업·일자리 기반 확충 등 정책적 필요성이 높은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도는 국토교통부, 14개 시와 협의를 거쳐 지난 4월 ‘수도권정비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을 추진해 각 시가 개별 관리하던 미활용 공업지역 물량을 경기도가 모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일방적으로 가져오는 제도 아니다”…시·군 상생 강조
도는 총량계정이 특정 지역의 공업지역 물량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각 시의 장기 발전계획과 미래 산업 수요를 우선 고려하고 자체 활용계획이 없거나 현실적으로 공업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물량을 대상으로 해당 시와 협의를 거쳐 총량계정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물량을 제공하는 지역의 기여도를 평가하고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상생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지역 간 이해관계 때문에 사실상 활용이 어려웠던 공업지역 물량을 광역 차원에서 조정함으로써 기업 투자 수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지사는 공업지역 물량 조정을 넘어 현행 수도권 규제 개선에도 경기도와 14개 시가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도는 앞으로 도-시·군 정책협력위원회 등 기존 회의체를 활용해 ‘과밀억제권역 공동협력 선언’이나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공업지역의 합리적인 활용과 규제 개선 과제를 함께 발굴할 계획이다.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한 제도 개선 건의에도 공동 대응한다.
도가 민선 9기 들어 산업과 일자리 기반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 총량계정 구상이 기업 투자와 지역별 산업입지 수요를 조정하는 새로운 광역 협력 모델로 자리 잡을지가 관심사다. 도는 규제정보 지도 서비스를 통해 과밀억제권역 등 수도권 규제 현황도 제공하고 있다.
추 지사가 강조한 것은 ‘총량 확대’보다 ‘총량의 효율적 활용’으로 14개 시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고 물량을 제공하는 지역과 활용하는 지역이 함께 성과를 나누는 구조를 마련하느냐가 향후 제도 안착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