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복 수사를 위해 시작한 치킨집이 대박이 났다. 마약 조직을 잡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 맞은 편에 치킨집을 오픈한 마약반. 우연인지 악연인지 '마약 치킨'이란 별명까지 붙어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범인을 잡는 건지, 닭을 잡는 건지 알 수 없는 ‘극한직업’. 초반부터 ‘병맛’같은 설정이 천만 관객을 웃음으로 몰아넣었다.
◇ 이병헌 감독, '병맛' 코드 제대로 잡았다

이병헌 감독의 개그 욕심은 ‘극한직업’에서 더욱 강력해졌다. 한씬 한씬 코믹 요소를 넣으려고 했다는 시나리오. 그래서인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팀원을 혼내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배달 주문 전화에 갑자기 태세전환 하는 고 반장(류승룡)의 모습은 방심하고 있던 관객의 허를 찌른다.
영화 후반부, 극악무도한 마약조직 보스 '이무배'를 잡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마 형사(진선규)가 급하게 보낸 문자 [ㅇㅁㅂ]을 잘못 이해한 장 형사(이하늬)가 내뱉은 전직 대통령 이름은 잊을 수 없는 명대사다.
멋지게 범인들을 잡고 다녀야 할 형사들이 앞치마 입고 치킨을 튀길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특기인 '병맛'에 신선한 소재까지 첨가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 간 맞춘 비결은 마약반의 팀워크

개그 프로그램 코너들도 웃음을 리드하는 사람과 옆에서 판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듯이 영화 속 5인도 각자의 몫이 있다. 류승룡, 진선규가 개그를 이끌어가고 나머지 세 명은 그들 옆에서 든든한 서포터가 돼준다.
류승룡이 맡은 고 반장은 '짠한 개그'를 담당한다. 서장에게도 까이고, 아내에게도 까이고, 심지어 후배에게도 까인다. 그럴 때마다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뻔뻔하게 받아치는 것이 매력이다.
마 형사는 전형적인 4차원 캐릭터다. 예상을 뛰어넘는 말과 행동으로 늘 사고를 치고 다닌다. 오버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지만 능청스럽게 해내는 진선규의 연기력이 자연스럽게 강력한 '개그 캐릭터'를 만든다.
여기에 마 형사에게 거친 욕을 쏟아내며 발길질하는 장 형사. 전혀 멋지지 않은 말에도 반장의 말이라면 무조건 멋있다고 감탄하는 신참 재훈(공명). 유일하게 수사를 이어가며 이들이 형사임을 잊지 않게 해준 영호(이동휘)까지. 최고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서 서포트하는 그들의 뒷심을 무시할 수 없다.
대충 던지는 듯한 '병맛 개그'가 눈 높은 대중에게 닿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시나리오부터 환상의 캐스팅까지. '진지충'이냐, '꿀잼'이냐에 자존심 건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이병헌 감독. 오랜만에 제대로 웃음을 선물하며 코미디 영화계의 큰 획을 그었다.
진병두 기자 jbd@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