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운 아시아에서 유럽 그리고 미국은 누구나 선망의 대상이다.
인터넷이나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 해외 전시하러 간다고 하면 무조건 부러움의 대상이다. 작금에 와서는 해외 전시보다 전시하는 갤러리가 어느 곳인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보다 못한 곳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 전시 공간 5천 곳이 부족해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국립박물관 50개, 공립박물관 380개, 사립박물관 362개, 대학박물관 105개등 890곳과 비영리 공공기관으로 등록된 사립미술관은 모두 179개다. 국·공립 포함 전체 미술관 260여 개이니 결코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등록 자체를 하지 않은 기업이나 개인 미술관과 박물관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또 갤러리와 문화공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갤러리까지 합하면 5천 곳이 넘는다고 한다.
아트페어나 비엔날레 등 미술 관련 행사도 세계 최고라 할 만큼 많아졌지만, 미술 시장 규모는 바닥이다.
작가들이 전시할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해외로 원정 전시 가는 이유는 두 가지다. 작품 판매하는 것과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한 화풍을 발표하고자 하는 속내이다.
과연 해외 원정 전시가 정답일 수 있나 아닐 수 있다. 한국 미술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한다. 성장이 멈추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최근 몇 년 한국의 갤러리들이 하나둘 해외 시장을 뚫고자 출국했다. 그 후 모두 철수하고 돌아왔다.
그 이후 미술시장의 불모지 한국에 해외 갤러리가 입성했다. 세계 최고의 컨템포러리 갤러리 화이트 큐브가 서울에 분점을 냈다. 페로당서울, 글래드스톤, 등 유수의 갤러리와 옥션들도 서울을 지목했다.
국내 작가도 한국을 떠나고, 갤러리도 더 이상 비전이 없는 한국을 떠났는데 아이러니하게 해외 갤러리는 한국에 분점을 오픈했다.
이유에 대해 해외 갤러리는 사냥개와 같다. 한국 시장이 사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유는 한국 여행자들이 고가의 작품을 구매하고 또 문의가 있었기 때문에 직접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분점을 개설했다. 한국의 국민들이 한국 작가 작품에 등을 돌렸다는 방증이다.
등을 돌린 사람들을 돌아오게 하는 책임은 작가 몫이다. 그럼에도 책임을 회피한다.
해외 원정 전시를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평가받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끊임없이 도전을 축하하고 싶다. 역으로 최근 해외 작업실과 국내 작업실을 둔 작가들이 국내 전시를 통해 양국에서 세금을 피하고자 하는 것을 국세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 갤러리들이 한국에서 판매한 작품이나 고객들 명단이 보호되다 보니 탈세의 온상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전시를 어디에서 해야 하나 중요한 사실을 잊고 무조건 전시에 덤벼드는 작가들에게 멈추라고 외치고 싶다.
작가로서 어느 시점이면 전시 공간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미술관 박물관 전시를 권하고 싶다.
또 이참에 한국에 분점 둔 해외갤러리에 소속된 작가들 작품 정도는 수박 겉핥기라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난 뒤 해외 원정 전시 출사표를 던져도 늦지 않을 거다.
금보성: 현대시 등단. 전) 서대문문화원장. 금보성아트센터 관장. 한국 예술가협회 이사장. 백석대 교수. 개인전 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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