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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이재연 박사의 '트렌드 경영'…AI 도입했는데 왜 생산성은 그대로 인가?

입력 2026-04-20 07:30

- 기술 아닌 '일하는 방식'이 문제…중간관리자 역할 재정의 시급
-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없이는 AI도 또 하나의 짐일 뿐"

[비욘드포스트 이봉진 기자] 기술이 경영을 압도하는 시대, 우리 조직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비욘드포스트가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연재 '이재연 박사의 트렌드 경영'은 AI 도입, 조직 문화, 생존 전략 등 기업이 당면한 핵심 과제들을 밀도 있게 파헤칩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을 비우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채우는 통찰의 시간을 앞으로 독자 여러분께 제공합니다.

AI 도입했는데 왜 생산성은 그대로 인가?

많은 기업이 앞다퉈 AI를 도입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은 빨라졌고, 데이터 분석도 정교해졌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성과는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것이다. AI는 분명히 더 강력한 도구인데, 왜 조직의 생산성은 그대로일까?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에 있다.

AI는 분명 업무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기획서 작성,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까지 이전보다 몇 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기존 업무 구조 위에 AI를 단순하게 덧붙이기만 한다. 보고서를 만드는 시간은 줄었지만, 보고를 승인받는 과정은 그대로다.

회의는 여전히 많고, 의사결정은 느리다. 결국 AI는 “빠른 도구”일 뿐, “느린 조직”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은 “AI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매출과 부가가치는 증가했지만, 생산성 향상 효과는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을 다시 설계해야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명제를 무시하고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은 채 기술만 얹은 결과다.

예를 들어, AI가 보고서를 10분 만에 만들어도 검토와 승인에 3일이 걸린다면 전체 생산성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즉, AI 도입의 본질은 자동화가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 검토자에서 조력자로… 중간관리자의 역할 변화
AI 시대에 가장 크게 드러나는 문제는 중간관리자의 역할 재정의이다. 기존 조직은 보고, 검토, 승인이라는 단계로 움직인다. 하지만 AI는 이미 분석과 판단의 상당 부분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기존 구조를 유지하면 AI가 만든 결과는 또 하나의 검토 대상이 될 뿐이다. 이때부터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업무를 늘리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AI가 분석과 판단을 돕는 시대에 중간관리자는 '검토자'가 아닌 '조력자(Enabler)'나 '전략적 의사결정자'로 거듭나야 한다.

실제로 이는 AI가 생성한 초안을 그대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비즈니스 맥락에 맞게 판단하고 실행을 가속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가 조직의 생존을 가른다
앞으로 기업 간 격차는 AI를 쓰느냐, 안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에서 벌어진다. 성과를 내는 기업은 AI를 단순 도구로 쓰지 않고 업무 흐름 자체를 바꾸며 의사결정 단계를 줄인다.

반면 실패하는 기업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AI를 단순히 추가 업무로 활용하고 조직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결국 같은 기술을 써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은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AI를 도입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 반대로, 일을 재설계한 조직은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게 실행하고 더 많은 실험을 통해 압도적인 성과를 만든다.

AI 도입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AI를 쓰고 있는가, 아니면 AI에 맞게 일하고 있는가?” 생산성의 차이는 결국 기술이 아니라 조직의 선택에서 결정된다.

한편, 이번 연재를 맡은 지식 콘텐츠 전문 기업 엘앤에이(주)의 이재연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기업 경영자와 전문가 그룹을 위한 고품격 지식 네트워크 프로그램 '비채(비우고 채우다)' 포럼을 운영하며 국내 대표 CEO 포럼으로 자리매김해 온 인물이다. 또한 조직혁신과 변화, 모티베이션 및 리더십 등을 주제로 기업 강연과 저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재연 박사. 사진제공=엘앤에이(주)
이재연 박사. 사진제공=엘앤에이(주)
▲이재연 박사 프로필 : 경영학박사, (전) 서일대학교 이사장, (전) 숭의여자대학교 교수

bjle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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