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에서 느낀 일인데 사람들은 왜 잘난 척하고 싶어 할까요? 그러면서도 남이 잘난 척하는 건 왜 그렇게 꼴 보기 싫어 할까요? 나만 그런가요?
사람들은 ‘성공하면 내가 잘한 덕분이고 실패하면 외부 환경 탓’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나의 성취는 온전히 나의 실력과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야’라는 사실을 외부에 드러냄으로써 자기가 속한 집단 안에서 높은 서열을 차지하려 합니다. 서열이 높을수록 더 많은 자원, 즉 정보나 기회, 평판 같은 걸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잘난 척은 언어적,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나는 집단 내에서 서열이 우위에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일종의 생존전략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과시하는 건 잠재적 경쟁자들에게 나의 ‘급’을 미리 설정해 두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확인하는 것이지요.
이렇듯 인간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건 본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증명이 타인을 폄하하고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즉 무시하거나 지우는 방식일 때 인간관계는 경고음을 울립니다. 남의 잘난 척이 꼴 보기 싫은 이유는 그가 잘나서가 아니라 ‘관계의 균형’을 깨뜨리기 때문입니다.
또 잘난 척하는 사람을 대할 때 느끼는 불쾌감의 실체는 그 사람의 성공 그 자체보다 성공을 대하는 오만한 태도 때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도 저 사람처럼 나를 인정받고 싶은데 차마 저렇게까지는 못 하겠는 나의 억눌린 욕망을 그 사람이 대신 분출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모두 비슷합니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상대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잘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공평한 것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죽음으로써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사라지기 전까지 잠깐 동안 ‘사람의 형태’로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그 잠깐의 순간에 자기 잘난 맛으로 사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도 인간이고 남이 잘난 척하는 꼴을 절대 못 봐주는 쪽으로 설계돼 있는 것도 인간입니다. 그러니 누가 좀 잘난 척하더라도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아 넘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