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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신은 죽었다?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5-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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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 대신 설교를 맡아 주신 (나는 처음 만나는)장로님과 같은 식사테이블에 앉게 됐습니다. 다양한 얘기를 나눴는데 주요 주제는 ‘젊은이들이 종교를 떠나고 있다’였습니다. 실제로 18~29세 젊은층의 72%가 ‘종교가 없다’는 최근 조사를 봤습니다. 물론 한국사회 전체가 종교와 멀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탈종교화’는 눈에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조사를 보니까 ‘종교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51%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 와중에 개신교 불교 천주교 할 것 없이 신자 중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그러면 Z세대는 정말 신을 떠난 걸까요?

내막을 들여다보면 뭔가 좀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존 제도권 종교의 울타리에 있지 않을 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를 탐색하는 건 비슷합니다. 운세 보고, 명상하고, 산에 올라가 기를 받는가 하면 템플스테이는 미어터집니다. 신앙은 옅어졌지만 일상 속 영성은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오늘의 운세’를 매일 챙겨 보고 AI에 꿈 해석을 의뢰합니다. 신을 믿거나 특정 종교가 있는 건 아닌데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기운 같은 걸 느끼고 힘들 때는 그런 보이지 않는 힘에 기대고 싶어 합니다.

그 증거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교가 힙하다고 알려지면서 ‘힐링의 종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불교박람회 방문객도 MZ들이 다수를 차지했고 대학생 불교동아리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신입회원 수도 늘고 있습니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의 종교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MZ들이 불교를 소비하는 방식입니다. 그들의 불심은 법회나 사찰 중심의 활동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여러 사찰을 경험하면서 자기 관심사에 따라 그에 맞는 종교문화를 골라서 즐기는 훨씬 개인화된 형태라는 겁니다.

실제 절을 찾는 MZ들도 스스로는 불교에 가깝지만 ‘종교가 없다’고 답하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종교적 권위보다 휴식이나 명상, 자기돌봄에 집중합니다. 절을 신앙적 공간이 아니라 소속감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수단쯤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사회경제적 위기의식도 깔려 있습니다. 학업성취나 경제활동 참여 등 교육과 노동시장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인식이 위기감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MZ들이 불교를 포함한 영성에 기대는 것을 종교에 귀의한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청년들이 왜 영성을 찾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기존 종교들이 개인의 불안을 달래고 위안을 주는 역할을 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특정 종교에 소속되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영성을 소비하면서 불확실성을 완화하려는 MZ들의 마음을 보듬는 쪽으로 종교계도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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