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아직도 토익점수가 기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1608501103639046a9e4dd7f220867377.jpg&nmt=30)
동양미술사를 공부하는 딸이 영어, 특히 토익 같은 게 전공 공부하는 데 무슨 필요인가 싶지만 직종을 불문하고 사회가 토익을 ‘기본 스펙’으로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대학원 졸업 자격에도 토익점수는 필수입니다.
아는 후배의 딸도 음악이 전공이고 평생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살아야 하는데 이 친구가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든 필요한 자격을 갖추려면 일단 토익점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역시 우리사회의 ‘영어 절대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근본으로 돌아가서 모르는 체하고 “그래서 영어가 필요하냐?”고 물으면 “뭘 하더라도 무조건 영어는 기본이지”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러니 대부분 대학들도 깊은 고민 없이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영어를 필수로 배우고 있습니다. 전공을 불문하고 모든 전공자가 같은 기준의 대학영어를 배웁니다. 캔버스에 그림만 그리며 살아온 미술과 학생도, 시나리오 작가가 꿈인 문예창작과 학생도 영어 때문에 졸업을 못 할까 봐 속을 태웁니다.
더욱이 영어격차가 가정의 경제적 배경에 좌우되는 현실에서 대학과 대학원이 영어를 필수 졸업요건으로 삼는 건 불평등한 교육자본의 대물림을 공정한 실력으로 여기게 만듭니다. 물론 외교나 무역처럼 영어가 필수인 분야라면 당연히 영어점수는 기준이 돼야 하고 심화교육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도 영어의 독점을 당연시하는 데 있습니다. 공동체의 삶을 깊이 사유하는 인문학이나 언어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는 예술 분야까지 굳이 영어책을 쥐여 주며 쓸데없는 고통을 안겨줘야 하는 걸까 의구심이 듭니다.
영어는 획일적인 교육의 대상이나 선발의 기준이 아닙니다. 각자의 학문과 삶의 맥락에 맞게 영어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도록 숨통을 열어주는 게 대학교육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토익 지필고사처럼 정답을 고르는 시험보다 토익스피킹이나 오픽 같은 말하기 시험이라면 좀 더 현실적이고 설득할 명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