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의 의미, '반도체국가산단' 완성하라는 시민들의 강력한 주문
일부 정치권의 '팹 이전론'은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위험한 발상
이 시장 "정부, 책임있는 지원과 추진 의지 분명히 표명해야" 강조

민선 8기 동안 이 시장은 용인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중심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을 착실하게 구축해 왔다.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유치,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기업 투자 확대, 광역 교통망 구축 등은 대한민국 미래 산업 전략의 핵심 축을 세우는 과정이었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에 시민들은 냉정하고도 현실적인 판단을 내렸다. 이는 국가적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책의 연속성과 행정의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의 이번 재선은 정치적 승리이자 동시에 이미 시작된 국가산단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용인을 글로벌 첨단산업의 중심도시로 성장시켜 달라는 시민들의 명확한 주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지역 개발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등 미래 산업의 중심에는 예외 없이 반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이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으로 평가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동·남사읍 일대 국가산단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생산시설 6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원삼면 SK하이닉스 클러스터와 기흥의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용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1천조원에 달하는 투자 효과가 기대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이는 특정 지역의 성장 동력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릴 국가적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이 시장에게 다시 한번 시정 운영을 맡긴 이유 역시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 정치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되는 국가 전략산업

이 시장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광주 반도체 전공정 팹 유치’ 주장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시장은 해당 주장이 자칫 용인 국가산단에 계획된 생산시설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지역균형발전은 분명 중요한 국가 과제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공장 이전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태계는 연구기관과 대학, 전문인력, 협력기업, 전력망, 용수 공급체계, 물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대만 신주과학단지가 세계적인 산업 클러스터로 성장한 것도 이러한 집적 효과 덕분이다.
이미 국가계획으로 확정돼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정치적 논리로 흔드는 것은 투자 불확실성을 키우고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이상일 시장이 ▲정부를 향해 용인 국가산단의 계획된 추진 여부를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도, ▲"시민과 함께 용인을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우뚝 세우겠다"고 강조한 것도 국가 전략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차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이제는 논쟁보다 완성이 필요한 시간

따라서 내달 1일 출범하는 민선 9기 용인시의 과제 역시 분명하다.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반도체고속도로와 경기남부광역철도, GTX 연계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인재들이 모일 수 있도록 교육 인프라를 강화하고 문화·예술·의료시설을 확충해 경쟁력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도시는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용인이 지향해야 할 미래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과 문화, 교육, 삶의 질이 조화를 이루는 글로벌 품격도시여야 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승병선승이후구전(勝兵先勝而後求戰)"이라는 말이 있다. 이기는 군대는 먼저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은 뒤에 싸움에 임한다는 뜻이다. 용인은 이미 승리의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산단 부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앵커 기업, 수도권 최고의 입지 여건, 우수한 인재풀, 그리고 미래를 믿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시민들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강력한 추진력과 이를 현실로 만들어낼 이 시장의 리더십이다.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과 지역 간 갈등이 국가 백년대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오늘이자 미래이며 용인은 그 미래를 현실로 빚어낼 핵심 거점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의 성패는 결국 용인의 성공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논쟁이 아닌 실행이다.
여하튼 용인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 시장에게 "대한민국 반도체 도시를 완성하라"는 분명한 주문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과 완성이다.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에서 벗어나 시민과 함께 용인의 성공을 완성하고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정부 또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이 전략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지원과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이는 특정 지역의 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공동의 책무라서 그렇다 하겠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판단이 우선이란 사실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
※ 통찰추호(洞察秋毫)는 가을철 새의 가는 털까지 꿰뚫어 본다는 뜻으로 작은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읽어내는 통찰력을 의미한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