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법인회생 절차에서 의결권은 채권자가 장차 손에 쥐게 될 변제금이 아니라, 법적으로 인정돼 확정된 '시인된 채권액' 전체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가령 100억 원의 채권이 법원을 통해 시인됐다면, 회생계획안에 따른 실제 현금 변제율이 10%에 그치더라도 해당 채권자는 100억 원 전액을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경영진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대표이사가 회사 운영 자금으로 보탠 '가수금'이나 특수관계인의 채권도 일반 채권자와 동일한 의결권이 인정되느냐는 것이다. 실무상 시인된 채권액이 명확하게 존재한다면 대표이사나 특수관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의결권이 제한되거나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회생 인가를 위해서는 단순히 채권자들에게 빚을 몇 퍼센트 갚겠다는 변제율 산정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절차 초기에 어떤 채권자가 얼마나 큰 의결권을 쥐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의 가수금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채권이 전체 의결권 지형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사전에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의 의결권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막연한 변제 계획만으로 절차를 밀어붙일 경우, 예상치 못한 채권자의 반대에 부딪혀 회생계획안이 최종 부결될 수 있다. 누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지 판세를 읽지 못하면 아무리 충실한 자구 계획도 인가 단계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
의결권은 채권자가 실제로 회수하는 금전적 이익과 무관하게, 법적으로 확정된 채권의 장부상 규모를 기준으로 행사되는 법적 권한이다. 특수관계인의 채권 역시 이 원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결국 법인회생의 성패는 단순한 채무의 유예나 변제율 조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법정 동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의결권의 분포를 사전에 정확히 계산하고 회생계획안을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스탠다드 김솔섬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