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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전남광주 AI·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지원 나선다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7-03 16:20

'대도약의 시대, 미래 비전 선포식'서 "삼성·SK 들어오는 만큼 종잣돈 필요"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정원주 중흥그룹 회장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AI·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발전기금 기부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 대강당에서 열린 '대도약의 시대,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고 정창선 중흥그룹 창업 회장의 뜻을 이어 지역 발전을 위한 기금 기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남도일보와 광주MBC가 공동 주최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송형곤 통합특별시의회 의장과 상의해 발전기금을 만들어 꼭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주 중흥그룹 회장/중흥그룹
정원주 중흥그룹 회장/중흥그룹
정 회장은 반도체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 초기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정 회장은 "AI를 기반으로 하는 시대에 삼성과 SK가 들어오는 만큼 종잣돈이 필요하다. 중흥그룹에서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전남광주 투자 소식을 듣고 가슴이 설렜다"며 "반도체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종잣돈이 필요할 것 같다. 작지만 저부터 마음을 모아 보겠다"고 했다.

이번 발언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AI·반도체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는 시점에 나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1일 출범했다. 같은 날 5·18민주광장에서 출범식과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특별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구상과 맞물려 서남권 반도체 산업 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호남에 425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해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와 1GW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도 광주 사업장 확장에 1조 원을 투자해 오는 10월 1단계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출범 직후 제도와 인프라 정비에도 나섰다. 특별시는 출범일 공포한 자치법규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조례 공포 제1호로 정했다. 이 조례에는 투자 유치와 원스톱 기업 지원 시스템 등 대기업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전략위원회'도 가동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정은승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전력과 용수 점검도 진행했다. 민 시장은 취임 이튿날인 2일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섬진강유역본부를 방문했다. 한전과는 안정적 전력 공급과 실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방문에서는 서남권 반도체 팹 조성에 대비한 용수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자료에는 동복댐 증고와 주암댐·장흥댐·보성강댐·나주댐 연계를 통해 하루 65만㎥ 규모의 용수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광주 제1·2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하루 72만㎥의 하수처리수도 재이용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일 오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식'에 참석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일 오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식'에 참석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중흥그룹의 이번 기부 의사는 고 정창선 창업 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지역 환원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고 정 창업 회장은 1983년 광주에서 합자회사 중흥주택을 세웠다. 이후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혔다. 2021년 대우건설 인수로 중흥그룹을 재계 20위권으로 키웠다. 정 창업 회장은 지역 경제계에서도 활동했다.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맡았고, 2024년 3월까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다.

중흥그룹은 지역 후원 사업도 이어왔다. 2010년 광주FC 창단 때부터 후원금을 전달했다. 2012년에는 중흥장학회를 설립해 광주·전남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도 관심을 보였다. 카이스트 평택 브레인시티 반도체 연구센터 발전기금 300억 원 기부도 같은 흐름에서 이뤄졌다. 고 정 창업 회장은 생전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훌륭하게 성장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선친의 지역 사랑을 언급하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아버님께서 영면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지만 광주 사랑, 호남 사랑에 대한 열정이 크셨다. 먼 곳에서 잘 지켜보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전남광주 청년들이 학업과 취업을 위해 고향을 등지고 있다"며 "지역에 반도체 산업이 육성된다면 수십만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산업 기반과 정주 여건도 과제로 짚었다. 정 회장은 "부족한 산업기반과 인프라 구축, 정주여건 마련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을 것 같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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