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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고작 3천개’…전기차 시대 주유소의 운명

입력 2023-08-16 14:23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국내 주유소는 수익성 악화로 2009년 1만3000개를 정점으로 감소 중이다. 1970~80년대 자동차 및 석유산업 육성정책으로 고성장했다. 또 2000년 전후 정부의 경쟁촉진을 위한 주유소 진입규제 완화로 사업자 규모가 확대됐다.

그러나 수요 대비 주유소 사업자가 급증하면서 가격 경쟁이 과열된 데다 인건비, 임대료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유소 수는 줄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영업이익률은 1%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 또 세계 각국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 가운데, 한국 역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주유소 수는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혜영 연구위원의 ‘전기차 시대의 주유소, 변해야 살아남는다’ 보고서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판매 전기차는 전년비 64% 증가한 16.4만대로 전체 판매의 9.8%를 차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2040년 국내 주유소 수는 현재의 1/4수준인 3,000개만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들은 본업은 유지하되 주유소의 가치를 활용한 신사업을 확대 중이다. 2022년 한국 자동차 등록대수 중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최근 주유소 신규 사업은 동종, 이종 업종과 결합하여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 비 연료 소매업 및 서비스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주유소를 복합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하여 그린에너지를 통한 매출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최근 정유사들은 기존의 주유소의 형태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에너지, 수소/전기차 충전기 등이 결합된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가 2022년 5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실증사업을 수행 중이며 정유사들은 규제 개선 속도에 맞춰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관련 부처들도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의 시장 정착을 위해 그동안 주유소에 적용되었던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사업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주유소 내 수소 연료전지 설치 허용, 전기차 충전설비 설치 이격기준 완화 등이다.

또 주유소의 유리한 입지를 활용하여 비연료 부문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추가하고 있다. 최근 주유소들은 전기차 전환에 대응하여 EV 충전시설을 구축하는 가운데 점차 주유소 매출 중 연료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비연료 부문의 매출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도심 주유소들은 우수한 입지에 대로에 접해 있어 차량 출입이 쉽다. 상업용 복합시설 및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실제 주유소들은 유휴 공간에 EV충전 시간 동안 운전자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 편의점/할인점, 세차 및 정비 시설, 다양한 테마 공간을 도입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한남동 직영 주유소에 넥슨, 피치스와 제휴하여 기존 주유 공간에 게임 조형물, 그래피티 아트, 팝업 스토어가 어우러진 게임 테마 주유소를 조성했다.

주유소들은 그동안 유휴 공간에 화물 픽업 센터를 운영하며 물류거점의 가능성을 확인해 왔고, 최근 들어 도심형 물류거점을 고도화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서울시와 서초구 내곡 주유소를 스마트 MFC, 드론, 스마트 모빌리티 등이 결합한 ‘미래형 첨단물류 복합 주유소’로 조성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유소 부지를 임대 수익원으로 활용해 왔던 부동산 투자사들은 최근 주유소의 연료 판매 역할 축소에 대비해 해당 주유소 부지의 밸류애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람코에너지리츠와 SK리츠가 주유소 부지를 자산으로 운용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을 개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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