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장단기 금리차 3년만에 최대치로 확대...미 달러화 약세 가능성 ↑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를 받는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쿡 이사의 후임으로 "아주 훌륭한 인물들"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곧 (연준에서) 다수를 갖게 될 것이며, 우리가 다수를 확보하면 아주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 후임을 임명하면 현재 연준 이사 7명 중 4명을 자신이 임명한 인사로 채우게 된다.
하지만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없는 데다 쿡 이사가 법적 대응으로 맞섰고, 연준도 쿡을 간접적으로 지지하고 있기에 아직까지는 트럼프의 연준 장악에 제동이 걸려있는 상태다.
쿡 이사는 변호사를 통해 "그가 시도한 불법적 행위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해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역시 그의 이사직이 아직 유효하다고 반박했다.

시장의 반응은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반영해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가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20bp(bp=0.01%p) 내린 4.265%에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81%로 전장 대비 4.50bp 내렸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 금리는 4.921%로 3.00bp 상승했다.
2년물과 30년물 금리 차이가 장중 한때 1.25%포인트로 확대돼 3년 만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2년물 금리를 끌어내린 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약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장기금리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리야 미스라는 FT에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이 달러 약세와 장단기 금리차 확대라는 즉각적인 시장의 반응을 설명해준다.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우리는 시장의 반응이 순전히 비둘기파적 정책 충격이라기보다는 미국 자산 전반에 걸친 위험 회피 성향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준다고 판단한다"고 관측했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