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린이 10명 중 1명이 비만, 초가공 식품 마케팅 만연
한국 어린이 과체중 비율도 2000년 8%에서 2022년 21%로 크게 증가

약 190개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세에서 19세 사이 아동·청소년의 저체중율은 2000년 이후 약 13%에서 9.2%로 감소한 반면, 비만율은 3%에서 9.4%로 증가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비만율이 저체중율을 앞질러, 전 세계 아동·청소년 10명 중 1명꼴인 1억 8,800만 명이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평양 섬나라의 비만율이 가장 높은 편으로, 5세에서 19세 사이 비만율이 니우에는 38%, 쿡 제도는 37%, 나우루는 33%에 달한다. 2000년 이후 두 배로 증가한 이 수치는 전통적인 식단에서 저렴하고 편리한 수입 식품으로 식생활이 변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소득 국가에서도 5~19세 아동·청소년 비만율이 높은데, 칠레는 27%, 미국은 21%, 아랍에미리트는 21%가 비만이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5세에서 19세 사이 한국 아동·청소년의 과체중 비율은 2000년 19.7%에서 2022년 33.9%로 크게 증가했으며, 비만율도 5.8%에서 14%로 증가했다.
비만은 심각한 과체중의 한 형태로,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이고,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특정 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번질 수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설탕, 정제 전분, 소금, 건강에 해로운 지방 및 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초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가 상점과 학교를 장악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아동 및 청소년이 광고를 쉽게 접하고 있는 식품 환경을 지적했다.
또한, 아동기 과체중 및 비만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없다면, 비만 관련 건강 문제로 인해 각국은 경제적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35년까지 과체중 및 비만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은 연간 4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니세프는 보고서를 통해 건강한 식품 환경 조성을 위해 △ 식품 라벨링, 식품 마케팅 제한, 식품 세금 및 보조금 등 아동 및 청소년의 식품 환경 개선을 위한 포괄적 정책 의무 시행 △ 학교 내 정크 푸드 제공 및 판매, 마케팅, 후원 금지를 포함해 가정과 지역사회가 더 건강한 식품 환경을 요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더 이상 영양실조는 단순히 저체중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아이들의 건강과 발달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장과 발달이 중요한 시기에 초가공식품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대체하고 있다”라며 “모든 어린이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보호자가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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