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5년 청년 순유입 5곳 중 경기·인천만 인구·출생아 동반 증가
서울 청년 16만2510명 순유입, 인구 20만9910명·출생아 15명↓
전영수 교수 "지역 자원 연결돼 특화산업·일 만들어져야 청년 정착"

① 경남 떠난 청년은 어디에 둥지 틀었나
② 충남 인구 늘어도 청년 떠났다…부산은 소멸 경고등
③ 아이가 태어나는 지역은 무엇이 다른가
④ 청년이 정착하는 지역이 살아남는다
"일자리는 수도권에 있고, 집값은 감당이 안 되는데 고향에는 남을 자리가 없다." 오늘날 청년들이 털어놓는 솔직한 고백입니다. 청년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에 돈과 활력이 돌고 발길이 끊긴 곳은 소멸의 경고등이 켜집니다. 청년 이동은 이제 지역의 흥망을 결정짓는 가장 날카로운 변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은 어떻게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있을까요? 현금성 지원 정책만 쏟아내면 청년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본지는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1~2025년 5개년 마이크로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청년 순이동과 인구 구조, 출생아 수의 실타래를 맞춰봤습니다. 단순한 통계 너머, 청년이 실제로 '발 딛고 머물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지역의 조건'을 총 4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27일 본지가 KOSIS의 2021년과 2025년 주민등록인구와 연간 출생아 수를 비교하고 2021~2025년 19~34세 청년 순이동을 누적해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 변화는 7개 유형으로 나뉘었다.
청년·주민등록인구·출생아가 모두 증가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청년과 주민등록인구가 늘고 출생아는 감소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세종특별자치시였다.
청년과 출생아는 늘었지만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대전광역시, 청년은 순유입됐지만 주민등록인구와 출생아가 감소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서울특별시였다.
주민등록인구만 증가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충청남도, 출생아만 증가한 ▲'청년↓·인구↓·출생↑' 지역은 대구광역시·충청북도·전라남도였다. 부산광역시·광주광역시·울산광역시·강원특별자치도·전북특별자치도·경상북도·경상남도·제주특별자치도 등 8곳은 ▲'청년↓·인구↓·출생↓' 유형으로 세 지표가 모두 감소했다.
세 지표가 모두 증가한 경기도는 5년간 청년 12만9965명이 순유입됐고 주민등록인구는 16만4685명, 출생아는 170명 늘었다. 인천광역시는 청년 3만4611명이 순유입되고 주민등록인구와 출생아 수는 각각 10만3586명, 1634명 증가했다.
청년이 순유입된 5개 지역 가운데 세 지표가 모두 증가한 곳은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뿐이었다. 청년 순유입이 주민등록인구와 출생아의 동반 증가로 직결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한양대학교 전영수 국제대학원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특별시에는 교육과 취업을 위해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인구가 계속 들어오지만 가족을 형성하는 단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 경기도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도는 서울특별시에서 빠져나온 인구를 흡수하는 동시에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1차 안착지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청년 순유입 상위 지역인 서울특별시·경기도·인천광역시의 지표 차이는 청년 순유입이 곧 장기 정착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특별시는 5년간 청년 16만2510명이 순유입됐지만 주민등록인구는 20만9910명 줄었고 출생아도 15명 감소했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청년이 들어와도 높은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가구 형성 단계에서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서는 청년 순유입과 주민등록인구·출생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두 지역은 서울특별시의 일자리·교육 기회를 공유하면서 상대적으로 주거 선택지가 넓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년이 유입된 뒤 가구를 형성하며 정착할 여지가 서울특별시보다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밖에서 청년이 순유입된 세종특별자치시와 대전광역시도 주민등록인구와 출생아는 엇갈렸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청년 1만1388명이 순유입되고 주민등록인구도 2만70명 늘었지만 출생아는 616명 감소했다. 대전광역시는 청년 5920명이 순유입되고 출생아가 259명 증가했지만 주민등록인구는 1만1522명 줄었다.
대구광역시·충청북도·전라남도는 청년과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했지만 출생아는 증가했다. 충청남도 예산군도 청년이 824명 순유출됐지만 2021년보다 2025년 25~39세 여성인구와 혼인건수, 출생아가 함께 늘었다. 청년 전체의 이동과 출생 흐름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청년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유인과 머물게 하는 조건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국토연구원의 2022년 '청년의 지역이동과 정착'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가 청년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과 지방 간 이동에서는 교육, 지방 간 이동에서는 주거환경이 그 뒤를 이었다. 정착 과정에서는 주거비와 대중교통 편의성등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자리는 청년을 불러들이는 출발점이지만 유입을 장기 정착과 가구 형성으로 연결하려면 주거·교통·생활 여건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 3편의 분석에서는 청년정책이나 출산지원금의 유무만으로 지역의 성패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 청년 순유출 지역도 취업·월세·저축 지원사업을 운영했고 출생아 감소 지역에도 출산·양육 지원책이 있었다. 정책의 개수보다 일자리와 주거, 교통·문화·돌봄을 하나의 정착 과정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신규 청년마을 10곳을 선정해 전국 청년마을을 61곳으로 확대했다. 신규 지역은 대전광역시 중구,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충청남도 논산시,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고창군,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북도 영주시·봉화군, 경상남도 고성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다.
청년단체 한 곳당 3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해 지역 살아보기와 일거리 실험, 활동공간 조성 등을 추진한다. 행정안전부 진명기 자치혁신실장은 지난 4월 발대식에서 "청년들이 지역에 깊이 뿌리내려 주민과 함께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마을이야말로 사회연대경제가 지향하는 우리 공동체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사업 기간에 청년을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지원 종료 뒤에도 일과 소득, 주거 기반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전 교수는 "중앙정부는 재정과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지방정부는 자기 지역의 문제를 발굴·연구·기획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다른 지역의 사업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자산을 연결한 성장 모델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대학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 교수는 "지방대학은 수도권 대학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할 게 아니라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고 재교육하는 싱크탱크가 돼야 한다"며 "잘 키운 인재를 중앙의 대학과 기업으로 보내는 대학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산업구조가 다른 만큼 같은 정책으로 청년을 붙잡을 수는 없다. 중앙정부는 재정과 제도를 뒷받침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대학·기업과 함께 지역에 맞는 일자리와 정착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전 교수는 "지역 자원이 연결돼 특화산업과 일이 만들어지면 청년은 빠져나가지 않고 남는다"며 "가족을 형성할 토대가 생기면 억지로 내려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유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유입은 출발점일 뿐이다. 취업이 주거로, 주거가 장기 정착으로, 정착이 가구 형성과 출생 기반으로 이어져야 지역의 인구구조가 달라진다. 결국 살아남는 지역은 청년을 잠시 불러오는 곳이 아니라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곳이다.
신용승 기자 credit_v@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