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골 기질이 다분해도 언어에 능통한 승려 신미(박해일)다.
세종은 그의 도움으로 팔만대장경에 소리 글자의 창제 원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캄캄했던 창제의 길도 비로소 궤도에 오른다.
영화를 본 한국 대표 감독들의 호평이 이어진 가운데 특히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에는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창조의 순간을 코앞에서 목격하는 짜릿함이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극장을 나서며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기 위해 핸드폰의 한글 자판을 하나하나 두드릴 때, 세종이라는 고독한 천재를 향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고 호평을 남겼다.
우선 이준익 감독은 “품격의 영화. 의미가 재미를 넘어선다”며 재미를 뛰어 넘는 작품의 진정성에 대한 극찬을 보냈다.
임순례 감독은 “한글 창제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지는 신선한 스토리텔링이 좋았다. 연출의 묵직함과 유머가 절묘한 균형을 보였으며, 공간 등의 미술적 리얼리티는 사극의 격조를 보여준다. 한글의 위대함을 다시금 각인 시켜주는 영화”라고 전하며 묵직한 스토리부터 유머까지 담아낸 작품에 박수를 보냈다.
영화의 미덕은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나랏말싸미'가 낸 변화구에 있다.
영화의 목적은 선조들의 위대한 업적을 부각하는 것도, 한글 창제 관련해 새 학설을 제기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우리와 다름없이 고뇌하고 좌절하는 한 사람의 말년에 렌즈를 가까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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