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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가격이 상승하는 '카플레이션' 현상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장기화하는 가운데 나온 분석이다. 카플레이션은 '카(Car·자동차)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소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 원가 상승으로 각국 신차·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을 야기한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공급난은 관련 업계가 소수의 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는 특성에 따른 것인데, 당분간 자동차 업계 스스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카플레이션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전쟁 장기화 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러시아산 네온(Ne), 팔라듐(Pd) 공급,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공급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대(對) 러시아 경제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러시아 육상 운송 제한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역시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저렴한 자동차가(價) 감소세인 것은 완성차 기업의 전략 강화 및 환경 규제와도 관련이 있다.
자동차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수익성이 낮은 엔트리급 차종 대신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확대하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대당 이익률이 낮은 소형 세단·해치백 생산을 줄이고 대신 수익성이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나 픽업트럭, 프리미엄 차종의 비중을 확대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반도체 공급난에 맞서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보다 많이 생산함으로써 판매대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을 상쇄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또 "저렴한 전기차의 등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지만 전기차 생산비용 저감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기차를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수익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발효 예정인 '유로-7' 환경 기준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최신 내연기관차도 충족하기 상당히 어려우며, 대부분의 차종에서 파워트레인 전동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각국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세계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주요 선진국의 44%,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의 71%가 5% 이상의 물가인상률을 보였으며, 이는 최근 20년 간 전례없는 현상임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신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미룰 수 있고, 중국산 완성차 업체가 글로벌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현지 완성차브랜드는 그동안 주요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지만, 유틸리티 차종을 중심으로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저렴한 자동차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특정 세대·소득 계층의 구매력이 급감하면 생계 수단으로서의 차에 대한 '접근성'(vehicle affordability) 이슈가 제기될 수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자동차 구매여력 변화에 대응해 차 관련 세제 전반을 재검토하는 한편, 자동차 생산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