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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팀, "한국 사회물 영화, 감독의 ‘위상’과 ‘명성’이 선택 결정" 실증 규명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입력 2025-05-07 11:17

(사진 왼쪽부터) 경영대학 신동엽, 김보경, 오홍석 교수 [연세대 제공]
(사진 왼쪽부터) 경영대학 신동엽, 김보경, 오홍석 교수 [연세대 제공]
[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신동엽, 김보경, 오홍석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김선혁 교수와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사회물 장르가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배경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문화예술 융복합 분야의 국제 저널 Poetics 2025년 4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영화감독이 사회물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에 있어 단순한 개인 성향이나 취향보다는 산업 내 ‘위상’과 ‘명성’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요인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감독의 위상은 영화계 내에서 장기간 축적된 위치와 사회적 역할에 기반한 안정적인 구조로, 예술적 명성은 관객과 평단의 반응에 따라 시기별로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위상은 사회적 역할 기대에 의해 사회물 선택을 이끌고, 명성은 예술적 평가에 대한 압력 속에서 전략적 대응으로 사회물 제작을 유도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17년까지 제작된 한국 상업영화 1,849편을 대상으로 계량 분석을 진행하고, 영화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병행했다. 분석 결과, 두 요인이 각각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사회물 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

사회물은 사회적 불평등, 제도적 모순, 권력 구조 같은 현실 문제를 주요 주제로 삼는 영화 장르로, 세계적으로 오래된 장르임에도 상업영화 중심으로 발전한 사례는 드물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드라마, 스릴러, 코미디 등과 결합해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서사를 강화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주요 장르로 성장해 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 같은 흐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한국 영화산업에서 사회물 중심의 장르 선택이 예술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제도적 맥락 속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신동엽 교수는 “지위·명성 연구, 제도 이론, 장르론을 통합적으로 적용한 융복합 연구로, 한국 영화산업의 제도적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실증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는 최근 문화예술 연구와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누스 창업주인 G&G School 이윤재 이사장이 기탁한 100억 원 규모 발전기금을 바탕으로 관련 역량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연구도 이러한 방향성과 맞닿아 있으며, 향후 한국 영화산업 사례를 통해 글로벌 문화산업에 대한 이론 일반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globalu@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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