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240940260028646a9e4dd7f220867377.jpg&nmt=30)
1732년 프랑스 출신 서적상 페드로 포르가 문을 열었는데 이후 피에르 베르트랑이 다른 형제와 함께 운영하면서 ‘베르트랑’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조선 영조가 즉위한 게 1724년이니까 비슷한 시기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얘기들을 나눴을까 궁금해집니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으로 서점도 무너져서 다른 예배당으로 옮겼다가 1773년 현재 위치에 자리잡은 후 지금은 리스본과 포르투에 50개가 넘는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리스본의 지식인과 유명한 작가들이 모여 영감을 나누는 문학살롱이 됐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문학작품을 엄선하는 서점으로 유명합니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같은 대형 서점에 익숙한 우리가 보기에는 규모가 작아 평범한 동네서점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은 역사성을 상상하면서 서점에 들어서면 차분한 목재 책장과 아치형 천장으로 이어진 동굴처럼 긴 회랑이 인상적입니다.
회랑 끝에는 20세기 초 포르투갈의 최고 시인이라고 불리는 ‘페르난도 페소아’의 방이 나옵니다. 페소아는 100개가 넘는 필명으로 각 이름에 따라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의 시를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벽에는 페소아의 모습과 시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가 죽은 뒤 3만 장 가까운 원고가 발견됐고 그걸 간추려 출간한 게 유명한 《불안의 서》입니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안쪽에 있는 커피숍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는 인증 스탬프를 찍어줍니다. 그래서 지금은 관광객들이 이 스탬프를 받기 위해 책방을 둘러보고 책을 사서 머물다 가는 문화탐방 코스가 됐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서점이 있습니다. 규모는 베르트랑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지만 1951년 서울 서촌에 문을 연 대오서점입니다. 비스듬히 기운 한옥에 걸린 희미한 간판을 보면 시간이 정지된 느낌입니다. 가수 아이유가 앨범 《꽃갈피》 재킷을 촬영하고 대박이 났는데 지금은 카페로 운영합니다. 옛날 서점의 향취와 독서욕을 자극하는데 리스본까지 가기 어려우면 아쉬운 대로 서촌의 대오서점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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