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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 "미국 수출 통제 실패" 직격탄 날려

이성구 전문위원

입력 2025-05-21 13:28

엔비디아, 트럼프행정부의 H20 수출 규제로 수 십억달러 규모의 재고 전액 손실 처리

[비욘드포스트 이성구 전문위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 팩트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과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 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약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H20은 그동안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H20의 수출도 제한한 상태다.

황 CEO는 "4년 전,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 칩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0%로 줄어들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잃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황 CEO는 엔비디아가 H20 칩의 낮은 버전을 중국에 출시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일축했다.

황 CEO는 "현재의 H20이나 호퍼(Hopper) 아키텍처는 더 이상 추가로 성능을 낮출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쓸모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CEO가 미국 정부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은, 미국발 대중국 수출규제 등으로 엔비디아의 손해가 막심한 데다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에서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내 예상으로는 내년 AI 시장 전체가 약 500억 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이며 놓치기 아깝다"고 했다.

중국 시장의 규제 완화가 미국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화웨이의 AI 칩인 '어센드' 사진=로이터통신
화웨이의 AI 칩인 '어센드' 사진=로이터통신

이와 함께 규제 정책이 중국의 기술 개발을 부추기는 등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을 통해) 미국은 세수도 늘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산업도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AI 확산'(AI diffusion)의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가 빠르게 혁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가 중국에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성구 전문위원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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