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포토에세이]...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말자](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6020815350749046a9e4dd7f220867377.jpg&nmt=30)
그간의 경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는 전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구악과 적폐를 쓸어버리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구세주로 기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내일 투표 역시 최고의, 최적의 인물을 뽑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런 욕심을 부릴 만한 인물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새로 뽑는 대통령에 기대를 품는 것은 대통령에게 부과된 권한과 역할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단순히 행정부의 대표가 아닙니다. 입법을 주도하는 정당의 수장이면서 사법부 ‘짱’인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을 추천하고 외교와 안보, 경제와 기후, 민생과 안전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대통령을 메시아로 생각하고 종교적 충성을 바치는 행태가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대립의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각 진영은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해 줄 ‘참 메시아’를 찾아내고 그 외의 인물은 가짜로 낙인찍습니다. 한쪽은 구세주, 다른 쪽은 무조건 적폐 취급합니다. 정치는 상대를 악마화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치닫습니다. 상대는 무능하고 타락했고 제거해야 할 존재로 묘사됩니다.
맹목적인 대중은 이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삶이 팍팍할수록 정치적 상대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유튜브를 대표하는 소셜미디어들은 각자 진영논리에 맞게 각색해 퍼 나르며 알고리즘과 확증편향은 진영 밖의 정보는 차단해버립니다. 공론의 장은 사라지고 통합 대신 증오가, 화합 대신 분열이 깊어집니다.
대통령은 메시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사람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저 정치영역에서 봉사하는 지도자일 뿐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번뇌하는 무지와 욕망으로 가득한 보통 사람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안에 이루는 평화와 번영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가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를 따르고 지지하는 국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가 옳은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겁니다. 의견이나 견해 차이로 나라를 분열시키는 일은 정말 하지 말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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